한은 ‘상저하고’ 흐름 예상…소비 침체에 중국 경기까지 불확실성 높아져

한국경제가 2분기 순수출 덕에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민간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경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경제가 2분기 순수출 덕에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민간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경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한국 경제가 지속된 경기 침체 속에 지난 2분기 순수출 영향으로 겨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민간소비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한국은행은 상반기 성장률이 0.9%로 전망치(0.8%)를 소폭 웃돌아 하반기에 1.7% 정도 성장하면 연간 1.4%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은 0.6%로 집계됐다.

우리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4%) 역성장을 기록한 후 올해 1분기(0.3%) 민간소비 영향으로 반등하면서 두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이 부진할 때 우리 경제 성장에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민간소비는 2분기에 0.1% 줄었다. 1분기에는 방역조치 전면 해제로 0.5% 증가했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소비 역시 건강보험 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1.9% 감소했다.

한은은 1분기보다 독감·코로나19 환자 수가 줄면서 건강보험 급여 지출이 줄었고 방역 관련 정부지출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 토목건설과 운송장비 부진으로 0.3%, 0.2%씩 줄었다.

지난 2분기 성장을 견인한 것은 순수출이다. 2분기 수출은 1분기 4.5% 증가에서 2분기 1.8% 감소로 전환했다. 반도체·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운수 서비스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수입의 경우 원유·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재고 조정이 일어나며 4.2%나 줄어들면서 1분기 4.2%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2분기 수출과 수입 모두 감소했지만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순수출이 늘어났다.

경제성장률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2분기 성장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3%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다섯 분기 만이다. 반대로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하락하며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낮췄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올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가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올해 상반기 0.8%, 하반기 1.8% 성장을 예상했다.

속보치 발표 기준 상반기 0.9% 성장을 기록하면서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한은은 기존 연간 1.4% 성장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시점이 불분명하고 중국 경제 회복 양상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는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소폭 상회하겠지만 하반기는 중국의 더딘 회복 등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을 전제하고 있지만 2분기 민간소비가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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