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온 외화 부채 17.5조원 2년새 27% 늘어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
SK온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외화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북미와 유럽 현지 공장 건립으로 투자가 급증하며 달러와 유로로 구성된 외화 차입이 동반 증가하고 있어서다. 

1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9조5392억원), 삼성SDI(5조6686억원), SK온(2조3111억원) 등 배터리 3사의 지난해 말 기준 외화 부채는 1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1년 말 13조8000억원보다 27% 더 늘어난 수치다.

외화 부채가 가장 많은 배터리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화 부채가 9조5392억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조2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 외화 부채도 전년 대비 27% 증가한 5조6686억원에 달했다.

반면 SK온은 외화 부채가 2조3111억원으로 1년 새 115% 급증하며 재무 상황이 더 나빠졌다. 특히 SK온은 지난해 사전기업공개(프리IPO) 무산으로 필요한 자금을 대거 차입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

외화 부채 증가에 원화 가치 약세까지 겹치며 배터리 3사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 손실이 발생하고, 이자 등 외화차입 비용 부담도 한결 커진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14일 1442.5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2월2일 1227.00원으로 떨어졌지만 지난 11일 1322.50원으로 다시 상승세다.

배터리 기업들은 외화 부채 증가에 따라 통화선도계약이나 이자율 스와프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환 위험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화선도계약이란 미래 특정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통화를 사거나 파는 것으로 환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자율 스와프도 기업과 금융기관이 주기적으로 이자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환율 변동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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