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혜 끝난 국내 주요 업체들 영업익 두 자릿수 이상 급감 
中 에틸렌 공급물량 확대…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 악화 불가피

중한석화가 증설 완료한 에틸렌설비. [사진=SK이노베이션] ⓜ
중한석화가 증설 완료한 에틸렌설비. [사진=SK이노베이션]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여파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전망이 암울한 가운데 그나마 기대를 했던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도 적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27일 LG화학을 시작으로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연이어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대부분 석유화학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지난 한 해 3조334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33.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롯데케미칼은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호석유화학도 전년 대비 48% 이상 줄어든 1조2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며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등 상당수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수혜 종료로 수익이 금감했던 석유화학업계가 반길만한 소식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재개)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공격적으로 늘린 신규 설비들이 순차적으로 가동하며 대규모 물량을 추가적으로 쏟아내면서 이마저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앞서 중국 업체들은 2025년까지 에틸렌  900만톤 증설을 예고한 바 있다. 나프타에서 추출하는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화학 제품을 만들 때 기초 원료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플라스틱 소재 중 하나인 폴리프로필렌(PP)은 올해 중국 증설 물량만 655만톤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전체 연간 PP 생산능력이 636만톤 수준임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전체 연간 생산량을 웃도는 물량을 추가 생산하는 셈이다.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공급량이 늘면서 중국을 주력 시장으로 삼았던 국내업체들의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증설을 주도하면서 최근 국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40%대로 떨어졌다. 

수출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중국의 올해 에틸렌 생산 규모는 5240만톤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내수 추정치인 4560만톤을 훨씬 웃돈다. 초과된 물량이 수출 시장에 나온다면 국내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과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9.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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