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로 오르면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PG=연합뉴스] ⓜ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로 오르면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치솟는 원·달러 환율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4원 내린 달러당 1380.8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386원으로 거래를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소폭 내려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환율이 138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 만이다.

국내 수출을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고환율 덕을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 환차익으로 각각 1조3000억원,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다.

선박 건조대금을 달러로 받는 조선사 역시 강달러 수혜 업종이다. 첫 주문을 받았을 때보다 달러 가치가 오른 만큼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짓는 선박의 평균 가격이 21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시너지가 나고 있다. 

수출과 판매 대금의 달러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계도 고환율은 호재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환율 상승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6410억원, 5090억원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최근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 관련 기업들도 강달러 수혜가 기대된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제조 업체인 OCI는 판매 대금을 달러로 받아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강달러에 가장 타격을 입는 곳은 항공업으로 꼽힌다. 달러로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지급해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각각 350억원, 284억원의 장부상 손실이 발생한다. 달러값이 비싸질수록 해외여행 수요가 줄어든다는 문제도 있다. 석유화학업 역시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환율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수출 비중이 큰 철강도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철강재 총 1537만3000톤(t)을 수출했다. 전년 동기보다 4.3% 감소한 수치다. 최근 수요가 줄면서 철강재 가격도 내림세다. 수출 철강재 가격은 올해 1월 평균 t당 1371.1달러였으나, 7월 1287.6달러로 6.1% 하락했다.

해운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운임을 달러로 받아 수혜업종으로 평가받지만, 경기 둔화 우려로 운임이 내림세여서 걱정이 더 많다.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기준 연초보다 44% 하락했고, 같은 기간 드라이벌크선(건화물선) 운임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반토막났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키워드

Tags #환율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