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유연탄 가격 급등 수급 불안 지속…전국 건설현장 곳곳 셧다운 위기에

건설업계가 잇단 악재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건설업계가 최근 원자재값 급등에 직격탄을 맞으며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택 규제 완화에 기대감이 높아졌던 건설업계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로 건설 자재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면서 전국 건설 현장이 ‘셧다운’(무기한 공사 중단)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주요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업계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해 3월 배럴당 65.6달러에서 지난달 109.3달러까지 뛰었고, 유연탄 가격은 톤(t)당 71.9달러에서 258달러로 3배 이상 올랐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에서 30~40%를 차지하는 핵심 연료다. 국내 수입 유연탄의 75%는 러시아산인데, 경제 제재 탓에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시멘트 재고량은 예년 봄철 성수기(4~5월) 대비 절반 수준인 60만t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일 수요·공급량을 고려하면 이달 중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가격도 치솟고 있다. 단일 재료비 기준 매출 대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레미콘은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이 지난해 6월 이후 약 47%(시멘트 업체 고시가격 제시안 기준) 상승했다. 레미콘 다음인 철근 역시 지난해 초 대비 약 47% 올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국의 건설현장은 셧다운 위기에 놓였다. 

전국 철근콘크리트연합회는 다음 주 초 현대건설의 전국 50개 현장에서 무기한 공사 중단을 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연합회는 100대·중견 건설사를 대상으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계약금액 20% 인상을 요구했는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곳을 대상으로 먼저 작업을 중단키로 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은 건설사 수익으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건설사의 수익도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1조6104억원 영업이익 8255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은 10.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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