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크로스셀링’ 역할 ‘톡톡’…브랜드 이미지로 신뢰와 안정감도

금융당국이 지방은행보다 덩치가 커진 저축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브랜드를 내세운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성장했다. 중금리 시장 확대에 모바일 플랫폼 개편 등 시중은행과 차별화를 통한 중·고금리 금융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한 영향이다.

이에 저축은행이 빛을 보며 효자 노릇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8일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계열 저축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76억원이다.

KB저축은행과 NH저축은행이 각각 64억원씩 벌며 가장 많았고 신한·하나저축은행은 54억원, 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편입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4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번 당기순익 증가폭은 지난해보다 빠른 상승세다.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하나저축은행으로 지난해 1분기 19억원에서 174.9%(33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KB·NH저축은행은 34억·52억원에서 각각 88.2% 23.0% 성장했다. 당기순익이 줄어든 곳은 54억원에서 13.7% 감소한 신한저축은행뿐이다.

자산규모 역시 커지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KB저축은행은 1년 새 자산이 6808억원(48.5%) 늘어 2조842억원의 자산을 신고했다. 신한·NH저축은행은 28.9%(4590억원), 26.6%(3738억원) 불어 각각 2조459억원, 1조7772억원에 달했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부실 사태 극복을 위해 떠밀리듯 인수되면서 부실채권에 발이 묶여 수익을 내지 못해 미운오래 취급을 받기도 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중금리 대출 확대 기조 영향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높은 금리로 금융취약계층에 대출이 어려운 시중은행의 틈새를 저축은행이 성공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3연임에 성공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중장기 디지털 금융 강화와 신규금융 소비자 확보에 힘을 쏟았다. 지난 2018년 취임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도 가계대출 위주 포트폴리오 영향으로 실적이 급증했다.

아주저축은행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가 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대출확대와 자산관리, 캐피털의 리스 수수료가 늘면서 실적 회복에 성공했다.

저축은행의 실적이 이번 분기 처음 반영되면서 지주의 비은행권 손익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그룹 계열사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영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키위뱅크’를 중심으로 대출과 이자이익이 같이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이용률이 높은 청년층 고객확보를 위해 얼굴인식 인증방법과 더치페이, 모임통장 기능을 추가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지난 11일 중금리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아울러 시중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저축은행을 연계시켜주는 등의 ‘크로스셀링’ 전략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대형 브랜드를 내세운 이름이 소비자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면서 호실적에 영향을 끼친 점도 큰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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