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김대희 산업경제팀 차장.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올 한해 유통업계에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일 것이다. 이로 인해 소비환경은 더욱 빠르게 변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기업들의 생존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기업이 손을 잡는 등 유통업계의 지각변동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내년 7월 편의점을 주축으로 운영하는 GS리테일과 홈쇼핑 선두인 GS홈쇼핑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국내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에 업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는 기존의 ‘몸집 불리기’ 수준을 넘어 GS가 유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할 경우 새로운 유통업계 거대 신흥 강자로 거듭날 수 있다.

GS그룹은 최근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후 존속 법인은 GS리테일로 두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와 양 사 주주 총회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까지 걸리는 시간이 꽤 남아 있는 만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GS는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엎을 강력한 후발 주자로 떠올랐다.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 9조원, 연간 거래액 1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합병에 나선 이면에는 GS그룹이 느낀 위기감이 내포돼 있다. 그만큼 유통업계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경쟁사들의 공세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얘기다.

합병 사실이 공개된 것은 최근이지만 사실 올 초부터 내부에서는 이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실험’을 시작해 왔다. GS25 점포 판매 제품을 GS홈쇼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문 받거나 GS리테일 콜드체인망을 활용해 GS홈쇼핑의 식품류를 당일 배송하는 등 공동 기획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합병 법인 GS리테일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 플랫폼’을 목표로 내세웠다. 양 사가 온·오프라인에서 가진 고객과 상품 역량을 한데 모아 유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합병을 통해 기대하는 시너지 중 가장 큰 장점은 고객 기반 강화다. 현재 GS리테일은 1400만 명, GS홈쇼핑은 1800만 명의 회원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중복 회원을 제외하더라도 약 2600만 명의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물류 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 역시 합병 이후 기대되는 부분으로 코로나 시대 생존의 필수로 중요해진 ‘배송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합병 법인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롯데가 ‘롯데온(ON)’이라는 하나의 통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자사가 운영하는 모든 유통 채널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GS 역시 이 방식과 같지 않을까하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7월 통합 법인이 출범할 예정이지만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많아 이 같은 GS의 도전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한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CJ그룹의 커머스 계열사인 CJ오쇼핑과 엔터테인먼트·미디어 계열사인 CJE&M이 합병해 탄생한 거대 기업 CJ ENM을 예로 들고 있다.

당시 합병에 큰 기대가 있었지만 현재는 가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GS리테일 합병 또한 큰 시너지 없이 외형적 통합에만 그칠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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