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주도 배터리 동맹, 삼성·LG·SK로 확장
전기차 배터리 시장 2025년 까지 182조원 규모로 성장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4대 그룹 간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4대 그룹 간의 협력이 활발해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현대차를 중심으로 국내 상위 4대 그룹 총수들이 힙을 합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사업 육성은 물론 차세대 배터리 개발까지 협력 범위는 더욱 넓혀질 전망이다.

지난 22일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은 3시간가량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에 대해 논의했다. 오찬도 함께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번에도 양 회사 실무진이 총수들의 회동을 제안했고, 정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은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 현대차를 중심으로 배터리 논의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 수석부회장이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SDI 현장에서 첫 단독 회동을 가지며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논의를 나눴고,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배터리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전기차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30년이 되면 글로벌 신차 중 절반이 전기차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분야에 수십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10%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 2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로서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품질이 우수한 배터리를 확보해야 하고, LG화학 등 배터리 들도 현대차를 안정적인 공급처로 확보한다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협업도 중요해진다. 차량 개발 단계부터 각 모델 특성에 맞는 배터리를 준비해야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2023년 이후에는 배터리 수요가 공급량을 앞질러 배터리가 없어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늘수록 배터리 시장도 커진다. 배터리는 전기차 단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10년 내 시장 규모가 20배(지난해 117GWh→2030년 3147GWh·SNE리서치)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규모가 오는 2025년 182조원까지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2025년까지 169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더 큰 규모다.

LG화학ㆍ삼성SDIㆍ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 [PG=연합뉴스] ⓜ
LG화학ㆍ삼성SDIㆍSK이노베이션 국내 배터리 3사. [PG=연합뉴스] ⓜ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등 국내 배터리 톱3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한국 오창,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 중국 남경 2곳,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완성차업체인 GM과 손을 잡고 미국에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설립을 추진 중이다. 단계적으로 2조7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공장을 짓고 연간 30GWh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SDI의 경우 지난해 배터리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시설투자에 사용한 금액만 1조59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8년 미국 조지아주에 16억 달러(약 1조9440억원)이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히며 최대 50억 달러(6조원)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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