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 갤러리 ‘유선태 개인전-꿈꾸는 오브제’ 26일까지 열려

유선태, 나의 정원(My Garden), 2020, Acrylic on canvas, 218x291cm.[사진=가나아트 제공]
유선태, 나의 정원(My Garden), 2020, Acrylic on canvas, 218x291cm.[사진=가나아트 제공]

[미래경제 김미정 기자] 일상의 소재를 사용해 초현실적 세계를 구축하는 유선태 개인전 ‘꿈꾸는 오브제’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에서 1일부터 26일까지 열린다.

유선태(b. 1957-)는 홍익대학교 석사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국립 8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유학 중에도 동양화에 심취했으며 동서양의 융합을 위해 특유의 감성을 살린 독특한 화법을 착안해 작업의 정체성을 자리 잡았다.

유선태의 작업들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감성을 바탕으로 표현한 명상적이면서 초현실적인 작품이 특징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해 캔버스에 재구성함으로써 현실을 초월한 고요한 시공간(時空間)의 세계로 이끌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유선태에게 일상의 오브제는 중요한 영감이며 상상력의 원천이다. 올해 3월에 열렸던 TEFAF마스트리흐트에 참여한 가나아트갤러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과 함께 작품 거래가 성사됐다. 이미 유럽에서 수십 차례 전시 경험이 있는 작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배경 속에 또 다른 배경이 생성되어 중첩된 500호 대형 평면 작품을 비롯해 풍경의 확장과 순환을 구성한 작품뿐만 아니라 달러 지폐를 모티브로 한 회화 작품이 전시된다.

유선태에게 있어서 화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연결해 주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상생을 의미한다. 그의 달러 그림에는 버락 오바마, 마더 테레사 등 유명인이 등장하기도 하고 명화 속 한 여인을 그렸는데 이는 선과 악, 인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유선태, 입맞춤, 2020, Acrylic on canvas, 330x247.7cm.[사진=가나아트 제공]
유선태, 입맞춤, 2020, Acrylic on canvas, 330x247.7cm.[사진=가나아트 제공]

또한 오브제 속의 회화를 모티브로 한 오브제 작품들도 함께 전시한다. 시계, 전화기, 바이올린, 여행 가방, 지구본 등 실생활에서 사용한 오브제에 풍경을 담아 자연의 형상을 입히며 자유로운 융합을 시도했다.

브론즈로 제작된 ‘문(Door)’ 오브제는 ‘예술의 문’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찰나의 순간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표현했다.

특히 소형 여인상 ‘아하!(Aha!)’ 오브제를 똑같은 형태의 10배로 확장해 높이 3m 30cm가 되는 대형 조각 작품으로 출품되는데 이 대형 조각 작품은 장엄함과 장중함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동안의 유선태의 ‘말과 글’ 시리즈에서 보았던 단어를 그리듯이 써 내려가는 동양적 표현과 서양화 방식을 도입한 동서양의 융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는 일상과 예술의 서로 다른 질서들 사이에서 자신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유선태 작품에 등장하는 자전거를 탄 신사는 유선태 본인의 자화상이다. 그는 동양과 서양, 외부와 내부, 건축과 자연 등의 이원적(二元的) 개념을 동시에 나타내는데 자전거 타는 사람은 작품 속의 시공간(時空間)을 여행하며 이원적으로 표현된 예술의 상반된 질서를 조율하고 서로의 균형을 찾아 삶의 순환을 보여주는 중재의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유선태는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자신의 자아와 삶의 시각을 반영하는 회화, 오브제, 조각 등을 선보인다. 그의 자유로운 융합을 시도한 오브제는 은유적으로 작품에 투영되어 초현실적인 결과물이 됐다.

가나아트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물의 존재에 대한 의식의 전환을 일깨우고 일시적인 순간과 사물의 본질을 표현한 유선태의 이상 세계를 다양한 조형언어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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