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문화재단-가나아트 공동 기획 전시 ‘응중산수-겨울’ 3월 1일까지 열려

권순철, 백두, 2015-2020, Oil on canvas, 248x333cm.[사진=가나아트 제공]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가나문화재단과 가나아트가 공동기획한 ‘응중산수 凝重山水 – 겨울’ 전시가 15일부터 3월 1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며 우리 주위를 항상 둘러싸고 있는 묵직한 겨울산을 주제로 기획됐다. 대형 작품들을 포함하여 총 13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한국 현대 미술의 무게중심 권순철, 김종구, 박대성, 사석원, 이명복, 이원희, 임옥상, 황재형, 8인의 작가가 각기 다른 풍경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대부분 대중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며 전시장 벽면을 작품 하나만으로 가득 채우는 상당한 크기의 대작이 여럿 출품되어 주목된다.

‘응중산수’의 ‘응중’을 이루는 ‘凝’자는 응집이나 응고에 쓰이는 ‘엉기다, 모으다, 굳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고 ‘重’은 ‘무거울 중’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무거운 것들이 모인 산수’ 정도가 될 텐데 겨울의 계절 색, 겨울산의 엄중함을 떠올리면 기획 단계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묵직한 산수의 분위기를 연상할 수 있다.

이렇게 ‘응凝’과 ‘중重’ 각 한자는 친숙하지만 합하니 일견 생소하다. 그러나 이 단어는 한자가 상용화됐던 조선시대의 문헌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으며 중국어에서는 지금도 수식 글귀에 자주 사용된다.

임옥상, 북한산에 기대어 살다, 2020, Mixed media, 225x740cm.[사진=가나아트 제공]

사람에게는 ‘침착하고 됨됨이가 진중하다’는 의미로 쓰이고, 사물이나 상황에는 ‘묵직하다. 엄숙하다. 품위 있다. 우렁차다. 짙다. 무겁다.’라는 뜻으로 활용된다. 이번 전시 제목 ‘응중산수 - 겨울’은 ‘깊고 무거운, 또 묵직한 울림이 있는 겨울 산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권순철, 김종구, 박대성, 사석원, 이명복, 이원희, 임옥상, 황재형, 여덟 작가는 산수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화폭에 담아냄으로써 전시의 화두로 던져진

‘응중산수’의 세계를 관람객의 눈 앞에 그대로 펼쳐낸다. 김종구는 철가루를 묵묵히 쌓아 올려 ‘무거운 구름 산수’라는 작품을 출품했고 사석원과 이원희, 황재형은 겨울산 그리고 눈 쌓인 풍경을 특유의 개성과 화풍으로 완성해냈다.

특히 미술관이 아니면 쉽게 접할 수 없는 대형 작품이 이번 응중산수 전시의 백미라 할 수 있다. 푸른 기운 짙은 가로 3m 33cm 캔버스에 솟아난 권순철의 ‘백두’, 진한 먹의 기운과 엄숙함이 감도는 6미터가 넘는 박대성의 ‘화엄금강불설국’, 가로 폭 7m가 넘는 임옥상의 ‘북한산에 기대어 살다’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이명복은 제주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민중미술 작가로 3월에 열릴 개인전에 앞서 3m 60cm에 달하는 ‘긴 겨울’이라는 제목의 깊은 겨울 숲을 그린 작품을 출품했다.

이들을 위시로 한 대작은 전시장을 가득 메우는 크기로 관람자를 압도하며 동시에 관람객과 작가의 세계,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흡인한다.

가나아트 측은 “북한산 자락,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응중산수–겨울’ 전시를 통해서 가슴 속을 묵직하게 울리는 겨울 산수의 아름다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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