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주 소비층 확보 위한 사전 마케팅 차원…담당 조직 만들고 의견 적극 반영

SK텔레콤이 TTL 이후 20년만에 선보인 1020세대를 위한 컬처브랜드 '0'. (사진=SK텔레콤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외면 받아왔던 1020세대들을 위한 맞춤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잠재적 고객인 동시에 가장 많은 사용을 하는 주 소비자를 잡기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은 지난달 초 1999년 통신업계 최초로 신세대를 위한 이동전화 브랜드 TTL을 선보인지 약 20년만에 새로운 1020 컬처브랜드 '0'을 선보였다. 10대 및 20대 대학생들이 주 타겟으로 데이터 추가 제공 및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용 요금제도 새롭게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1020세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0'플랜 출시를 위해 입사 3년 차 이내로 구성된 기획팀을 따로 조직해 시장 조사부터 요금제 기획까지 전담하도록 했다.

네이버도 신입사원들로만 구성된 '스테이션 제로'라는 조직을 통해 젊은 층의 서비스 이용 행태를 분석해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다. 한성숙 대표가 직접 보고를 받으며 챙긴다. 네이버는 최근 1020세대를 겨냥한 이미지·동영상 서비스 업데이트도 단행했다. 사용자가 찾은 검색어와 관련 있는 영상을 쉽게 연결해볼 수 있도록 하는 추천 기능은 유튜브를 겨냥했다.

카카오는 잘못 보낸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을 곧 추가한다. 페이스북 메신저 등 다른 메신저와 달리, 카카오톡은 삭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데 대한 1020세대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이밖에도 카카오톡 프로필의 사진 크기를 키우고 자기 소개와 배경 음악까지 한 번에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1020세대를 위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음 달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중가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신제품을 공개한다. 행사에는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고동진 사장도 직접 참석한다. 이번 제품에는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후면 카메라 렌즈가 4개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카메라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것은 1020세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다.

이처럼 기업들이 1020세대를 중점으로 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잠재적 고객 확보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5세부터 49세 사이의 소비자들을 가장 구매력이 높은 층으로 분류한다. 지금 1020세대의 마음을 잡지 못한다면 미래의 주 소비자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1020 마케팅은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향후 주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유인책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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