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역대 M&A 중 최대 규모…글로벌 CDMO 기업 도약 발판

SK㈜가 인수한 엠팩 전경. (사진=SK㈜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그룹의 글로벌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가 미국 의약품 생산기업 엠팩을 인수하고 바이오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는 12일 이사회를 열어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개발·생산업체(CDMO)인 엠팩(AMPAC Fine Chemicals, 이하 엠팩) 지분을 100%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금액은 약 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액은 SK㈜가 투자한 M&A 중 역대 최대 규모다.

CDMO는 의약품 위탁생산에 더해 자체 생산기술을 보유한 진화된 형태의 바이오·제약사를 뜻한다.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엠팩은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미국에 3곳의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1곳을 보유하고 있다. 500명 이상의 숙련된 임직원이 근무한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20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단독·우선 공급자 지위도 갖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SK가 글로벌 바이오·제약시장에서 도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약시장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4%를 넘는다. 선두 CDMO 그룹은 연평균 16%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SK는 잇단 글로벌 M&A로 임상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는 앞서 지난해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을 통해 국내기업으론 최초로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SK바이오텍 스워즈공장)을 통째로 인수했다. 미국과 함께 바이오·제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유럽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번 엠펙 인수로 SK㈜는 아시아·유럽·미국에 생산 거점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엠펙 인수 후 SK의 원료의약품 생산능력은 한국과 아일랜드(이상 40만 리터급)를 포함해 2020년 세계 최대인 160리터급으로 늘어나게 된다.

SK㈜는 2022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DMO로 도약하는 게 목표다. 엠펙 생산시설은 SK㈜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생산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연내 신약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FDA 심사를 통과할 경우 한국 기업이 독자 개발한 신약으로는 최초 사례가 된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