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참여두고 웨스턴디지털과 협상 난항…한미일 연합 협상재개 가능성 높아져

일본 요카이치에 있는 도시바 반도체 공장. (사진=도시바)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도시바가 도시바메모리 사업부 매각처 결정을 또다시 미뤘다. 도시바는 당초 1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웨스턴디지털(WD) 참여하는 '신미일 연합'이 매각처를 결정하는 방침이였으나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결정을 미루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2일 일본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당초 13일 이사회에서 그동안 유력후보로 지목돼온 '미일연합'과의 계약 방침을 승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일연합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 디지털(WD)과의 막판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과의 협의를 재개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12일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이 주요 거래은행 간부들과 가진 회의에서 "한미일 연합을 중심으로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밝히면서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할 가능성이 다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신미일 연합은 WD 외에도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참여한다. 도시바와 신미일 연합은 지난달 말 대략적인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WD가 향후 도시바메모리 경영에 관여할 것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도시바의 경계감이 강해졌다.

도시바가 WD와의 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가운데 한미일 연합은 WD와의 분쟁이 해결될 때까지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의 출자 분을 베인캐피털 등이 대신 출자하는 새로운 인수안을 제안했다.

새로운 인수안에 따르면 한·미·일연합은 2조엔(약 20조9000억원)의 인수 비용 외에 추가로 연구개발비 4000억엔(약 4조1000억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최종 제안을 했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가 합쳐 5675억엔, 도시바가 2500억 엔을 부담하고 애플이 3350억엔, 미국의 모 정보기술(IT) 대기업이 2200억엔, 도시바 외 일본 기업이 275억 엔, 대형은행이 6000억 엔을 주식과 의결권 없는 우선주 융자로 출연하는 방식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의 의결권 지분을 베인캐피털이 49.9%, 도시바가 40%, 일본 기업이 10.1%씩 가져가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일본 정부 측에서 우려했던 지분 확보를 포기하고 금융 투자만 하게 된다.

한편,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 외에도 대만의 홍하이 정밀공업(폭스콘) 컨소시엄과도 협상을 진행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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