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실력있는 중소기업 위주로 소규모 구성"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한 주요 기업들이 40조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금융권이 한 곳도 참여하지 못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52개 기업은 향후 5년간 미국에 128억달러(약 14조5740억원)를 투자하고 LNG와 항공기 등 총 224억달러(약25조5091억원) 어치를 구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계획에 국내 금융권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모두 제외됐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해당 부서가 방미 사절단 모집 공고에 따라 신청서는 분명히 제출했을 것"이라면서도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제사절단은 상대 국가를 방문하면서 선물을 주러 간다는 인식이 큰데 금융시장의 경우 미국 금융사들이 대부분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금융사들이 가더라도 성과를 올리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면 해당 국가 혹은 속해있는 기업과 추진중인 사업들을 미리 마무리해 놓는다.

그리고 방문 국가에 도착해 비슷한 시간대에 계약을 체결한 뒤 동시에 발표한다.

이는 대통령 경제사절단의 실적으로 기록되고, 정상회담 내용과 함께 방문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방미 경제사절단을 꾸린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강한 중소기업의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 역시 "지난 박근혜 정부에 비해 소규모로 구성돼 금융권은 전부 제외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홀대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중소기업 위주로 편성한 사절단을 꾸린 만큼 최소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을 명단에 넣어 기업들의 지급보증 등 자금 유동성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방미 사절단에 금융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금융에 대한 현 정권의 시각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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