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연합 우선협상자 대상자 선정…15% 지분 확보 들러리 우려도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입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반면 복잡한 지분관계에 얽혀 실효성 없는 들러리 투자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입찰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직접 투자에서 전략적 투자로 선회한 SK하이닉스는 최종 인수 시 지분 15%를 확보 할 수 있게 됐으나, 복잡한 지분관계에 얽혀 실효성 없는 들러리 투자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가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와 미국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한국의 SK하이닉스가 결성한 한·미·일 연합을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매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앞으로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 개별 협상에 들어가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정할 방침이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가 요구하는 2조엔(약 20조원) 수준의 인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연합은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 4000억엔 ▲일본 산업혁신기구 3000억엔 ▲정책투자은행 3000억엔 ▲미국 사모펀드 KKR 2000억 엔 등을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탈이 각각 3000억엔을 출자해 최소 2조엔 이상의 인수 자금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인수 대금 중 약 3조원을 부담해 전체 지분 중 15%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6월 말까지 이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3월 말을 매각 완료 목표 시점으로 잡았다.

SK하이닉스가 이번 도시바 메모리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데는 최태원 회장의 실리 추구 전략이 유효했다.

1차 입찰 이후만 하더라도 "본 입찰 이후 달라질 것"이라고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최 회장은 인수전 참여 업체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이어지면서 실리 추구 전략으로 선회했다.

실제로 이번 인수에도 SK하이닉스는 동종 업계 독점금지법 저촉을 피하기 위해 3000억엔을 직접 출자하지 않고 융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시바도 공식 발표 자료에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의 주요 멤버 가운데 베인캐피탈만을 언급했다.

다만 이번 인수전 참여를 두고 SK하이닉스의 실익이 얼마나 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직접 지분 참여도 아닌데다가 복잡한 지분 관계로 실질적인 이익은 없을 것이란 반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들러리 참여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번 한미일 연합 가운데 SK하이닉스만이 유일한 반도체 생산업체라는 점과 향후 낸드플래시 개발에 있어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당장 최종 인수 까지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도시바와 반도체 메모리를 공동생산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원활히 진행될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를 요구하는 WD는 도시바 측에 소송을 건 상태다. WD는 지난달 14일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메모리 매각중지 중재를 신청한데 이어 14일 미국 법원에도 매각중단 명령을 요청했다.

또 SK하이닉스가 도시바와 동종 업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자이기 때문에 당국의 독점금지 심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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