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 "단순한 예우차원…경영 완전히 손 떼는 걸로 알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스1)

[미래경제 박시형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기 행보에 대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겠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회장은 오는 23일 주주총회 이후 신한지주의 '고문'을 맡게 된다.

신한지주의 고문직은 처음 만들어진 자리로 경영 전반을 아우르며 새 경영진들에 자문을 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 회장은 최근 있었던 일부 매체와의 티타임에서 "앞으로 고문으로 있으면서 교포 주주주들이 어떤 점을 걱정하시는 지 후임자에게 조언해 주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한 회장이 고문직을 내세워 신한지주를 자신의 영향권 아래 두려는 속셈이라고 풀이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이 조용병 회장 내정자를 못미더워하는 눈치다"라며 "조 내정자가 신한은행장이 됐을 당시에도 한 회장이 직접 은행 행사를 챙기는 등 경영에 참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 내정자는 신한사태가 벌어질 당시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았던 인사다. 이 점 때문에 신한은행장에도 깜짝발탁 됐다. 

바꿔 말하면 한 회장의 사람도 아니라는 말이 된다.

한 회장 자신을 비롯해 신한지주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중인 재일교포 주주들, 위성호 신한은행장·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 라응찬 전 회장 라인을 보호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조 내정자를 믿고 모두 맡기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신한지주 측은 한 회장의 고문직은 원래 있던 제도인데다 단순한 예우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신한지주 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모두 퇴임한 이후 1년 정도 고문을 지냈다.

다만 신한지주는 라 전 회장이 불명예 퇴진했고, 회장 직무 대행을 맡았던 류시열 전 사외이사는 정식 회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고문을 맡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기를 모두 채우고 물러나는 회장은 한 회장이 처음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한 회장은 퇴임 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 뒤 여행을 다니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회장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한 회장이 조 회장 내정자를 예전부터 많이 아꼈다는게 내부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조 회장이 내정될 당시에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정도였던 만큼 떠도는 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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