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떡·전 돌리며 승리 자축…태극기, "탄핵 불복" 고성·폭행 난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다음날인 11일 서울 시청광장 일대에서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하은 기자]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이후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서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탄핵 이후 첫 주말인 11일 서울 한복판은 경찰의 차벽을 중심으로 촛불과 태극기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태극기 진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며 탄핵 불복 의사를 펼치고 있는 반면, 촛불 진영에선 ‘탄핵 축하’ 떡을 돌리거나 전을 부치는 광경이 벌어지는 등 축제 분위기가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세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0번째 집회를 열고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정광용 대변인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을 탄핵을 인용한 것에 대해 “헌재는 심판과정에서 증인이나 증거를 외면했고 판결문엔 설계한 고영태 일당과 검찰과 언론의 특정 인사에 대해 단 한줄 언급도 없었다”며 “최소한의 요건인 정족수도 못 채운 헌재의 판결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탄기국 측은 탄핵 인용 당일인 전날 사망자 및 수십여명의 사상자가 속출한 것을 의식해 오늘은 폭력을 자제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탄기국은 서울 시청광장 일대에서 탄핵무효국민총궐기운동본부가 주최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행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탄핵인용)된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주최로 탄핵인용을 환영하는 제20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촛불진영은 축제의 분위기다. 촛불집회를 주최해 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행동(퇴진행동)’은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를 위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주제로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한다.

집회 측은 “사실상 오늘이 마지막 집회”라면서도 “대선기간 중 세월호 추모기 등 두 차례 집회를 더 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들이 탄핵을 자축하며 떡을 돌리거나 전을 부치는 등의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으며, 세종대왕 동상은 탄핵 축하 화환으로 둘러싸여 있기도 했다.

또한 직접 제시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만든 ‘촛불권리선언’을 발표한다. 선언문은 전문과 본문으로 구성되며 직접민주주의 강화, 차별 철폐, 재벌개혁, 노동권과 사회복지 등 10개 분야 개혁 등을 주요내용으로 촛불이 광장으로 나섰던 뜻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았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된 전날에는 5개월간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끈 시민들이 ‘촛불의 승리’를 자축했다.

반대로 태극기 집회에선 고성과 폭행, 자해 등 과격한 집회 행보를 보이다 사망자 3명, 사상자 수십여명이 속출하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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