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인연 믿고 경계 담장 낮춰…사이비종교·청와대 굿판 루머 반박

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앞 대형 전광판에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사건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 모습이 생중계 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대국민담화를 열고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에 이어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검찰 및 특검 수사 수용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최순실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모든 사태는 모두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다.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들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에도 큰 실망을 드렸다”며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의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면서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가와의 인연을 언급하며 자책하기도 했다.

그는 “홀로 살면서 챙겨야할 여러 개인사들을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순실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 됐고 왕래하게 됐다”면서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줬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췄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또한 “스스로를 용서하기 어렵고 서글픈 마음까지 들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 무엇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드리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고 통한의 뜻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정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항간에서 떠도는 박 대통령에 대한 종교적 루머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국정 과제들까지도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고 있는 현실도 참으로 안타깝다”며 “일부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만큼은 꺼뜨리지 말아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통령은 “이번 수사를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며 “국정혼란과 공백상태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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