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엔씨 지분 11.98%…경영권 의지 보여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R&D센터.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 때 경영권 분쟁까지 벌였던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결국 3년간의 밀월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

게임업체 넥슨은 엔씨소프트 보유 주식 전량(15.08%)을 주당 18만3000원에 기관투자자에 매각했다고 일본 거래소 공시를 통해 16일 밝혔다. 이번 공시는 일본 증시 상장기업인 넥슨재팬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갖고 있던 주요 주체였기 때문에 실시됐다.

이 공시에 따르면 넥슨이 이번에 매각한 엔씨소프트 주식은 넥슨재팬 보유 주식 321만8091주, 넥슨코리아 보유 주식 8만8806주를 합한 총 330만6897주다. 이는 엔씨소프트 전체 발행 주식의 15.08%에 해당된다. 주당 매각 가격은 18만3000원이며 총 매각 금액은 6051억6200만원(634억엔)이다.

넥슨은 “엔씨소프트에 3년간 투자했지만,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았다”면서 “주주 가치 창출에 이바지하고 자산을 효율화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정하고 그 일환으로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을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마찰을 빚었던 엔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번 주식 매각 이후에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블록딜 과정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이 주식 일부를 되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김택진 대표이사 사장이 넥슨과 특수관계인이 진행하는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에 참여해 주식 44만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넥슨은 지난 2012년 주당 25만원(8045억원)에 엔씨 지분 14.68%를 사들였다.

당시 서울대 공대 선후배 관계인 김정주 넥슨 대표와 김택진 엔씨 대표는 미국 게임사인 일렉트로니아츠(EA)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그러나 EA 경영권 인수가 결국 없던 일로 되면서 양사의 불편한 관계가 시작됐다.

넥슨은 작년 10월 엔씨의 지분 0.4%를 추가로 취득, 지분율 15%를 넘겨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함 심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넥슨이 엔씨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한다고 공시하면서 양사 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을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올해 초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넥슨이 엔씨 지분을 보유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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