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직원 선별 위한 고르기 작업"

▲ 서울 중구 다동 한국씨티은행 본점. (사진=뉴시스)

최근 지점 통폐합 및 본점건물 매각으로 조직개편에 나선 씨티은행에서 구조조정을 암시하는 듯한 내용의 '지점장 평가서'가 공개돼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영업본부장에게 전국 지점장을 대상으로 평가표를 작성하도록 했다.

지점장을 ‘통과 그룹’과 ‘의심스러운 그룹’으로 나누도록 한 평가서는 영업본부장이 지점장들에게 보낸 자료 사이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앞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을 선별하기 위한 ‘거르기 작업’이 시작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씨티은행은 전국 190개 지점 중 56개 지점을 통합하고 대도시 위주의 영업망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은행 측에서는 지점 통합과 인원감축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영준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점포 통합 발표와 함께 인원의 3분의 1은 잉여인력으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라며 “잉여인력에 적당한 직무를 부여하겠다는 식이지만 본점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본점 매각도 구조조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의 퇴직금 마련을 위해 본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조는 사측의 영업점 통합 조치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강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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