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기기 업황 호조…주가도 급등

효성중공업의 400kV 240MVA 친환경절연유 변압기. [자료사진=효성중공업 제공] ⓜ
효성중공업의 400kV 240MVA 친환경절연유 변압기. [자료사진=효성중공업 제공]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재생에너지 전환 및 인공지능(AI) 시장 성장 등으로 전력 소비가 커지면서 변압기를 생산하는 전력기기 업체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전력기기 시장 초호황은 생성형 AI, 전기차, 자율주행, 신재생 에너지 등의 전기수요 증가로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또 송전단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향후 최소 3~4년 이상, 1~2년 뒤부터는 배전단 중저압 배전 변압기 및 배전반 시장 초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전력기기 빅3인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도 실적은 물론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7028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4%,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수치로, 2017년 독립법인 출범 이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일회성 비용 때문에 작년 4분기 실적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북미 시장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12% 늘었다. LS일렉트릭 역시 변압기 매출 덕분에 작년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분기별 최대 규모를 달성하기도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초고압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
HD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초고압 변압기. [사진=HD현대일렉트릭 제공] ⓜ

전력기기 시장의 초호황이 이어지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연초 8만100에서 28일 종가 17만8700원으로 연초대비 두 배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LS일렉트릭은 7만3300원에서 9만8400원으로 30% 넘게 올랐다. 효성중공업도 15만7700원에서 27만7500원으로 75% 넘게 올랐다. 

전력기기 시장은 올해도 초호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산업 전반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AI 시장이 확산도 긍정적인 요소다. 

에너지 집약적인 AI 시장이 확산되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가 늘어난다. 2023~2028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연평균 증가율은 11%지만 AI 서버를 적용하면 연평균 26~3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자동화·로봇 등 관련 산업에서 전력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업계에서는 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 업황이 구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 전력망 교체 작업이 많아지기 때문에 전력기기 업체들 수주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고압 변압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제공]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에서 고압 변압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제공]

특히 미국에서 전력기기 수요 확대는 다른 지역의 수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증설과 유럽의 재생에너지 투자까지 더해져 전 세계적으로 전력기기 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도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의 가파른 성장을 예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연결기준 매출 3조3437억원, 영업이익 43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23.7%, 36.8% 늘면서 최대 실적을 다시 한번 갈아치울 것으로 봤다. 효성중공업 역시 영업이익이 지난해 2578억원에서 올해 4272억원으로 65.7% 증가할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측했다.

LS일렉트릭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나, 그 폭은 각각 4.6%, 2.1%로 작았다. 다만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공급 이후 배전시스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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