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용액 6% 늘어난 1139조원…순이익 줄고 연체율 9년 만에 최고치

서울 시내 한 ATM 기계에 표시된 카드론 · 카드대출 문구. [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ATM 기계에 표시된 카드론 · 카드대출 문구.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카드사들이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연체까지 고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카드 이용액이 1139조원으로 전년보다 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카드 이용액 증가에도 순익은 소폭 감소했고 연체율은 9년 만에 최고치를 보여 고심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1076조6000억원)보다 62조7000억원(5.8%) 늘어난 1139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신용카드 이용액이 941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7조8000억원(6.5%) 증가했고 체크카드 이용액은 197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조9000억원(2.5%) 늘었다.

카드대출 이용액은 102조원으로 1년 전(103조8000억원)보다 1조8000억원(1.7%) 감소했는데 이 같은 감소세는 전년(-3.2%)에 이어 2년째 지속됐다.

지난해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7조5000억원으로 1000억원(0.2%) 늘었지만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은 44조5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4.0%) 줄었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당기순이익은 2조5823억원으로 1년 전(2조6062억원)보다 0.9% 내려갔다. 카드 사용액 증가로 할부수수료가 7596억원, 가맹점수수료가 5968억원, 이자수익이 2521억원 증가했지만 대손비용이 1조1505억원, 이자비용이 1조1231억원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한도성 여신 관련 규정 개정 영향으로 대손준비금 적립 후 당기순이익은 2조9044억원으로 전년보다 58.9% 뛰어올랐다.

지난해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보다 0.42%포인트(p) 급등하면서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카드사의 부실채권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4%로 전년 말보다 0.29%p 상승했다.

다만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9.9%로 모두 100%를 상회하는 가운데 전년 말(106.7%)에 비해서도 3.2%p 올랐다.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9.8%로 경영지도비율(8%)을 크게 상회했고 레버리지배율(5.4배)도 규제한도(8배 이하) 아래로 전년 말(5.6배)과 비교해 0.2배 하락하는 등 개선됐다.

지난해 카드사를 제외한 할부금융사, 리스사, 신기술금융사 등 163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7026억원으로 전년(3조4067억원)과 비교해 7041억원(20.7%) 줄었다.

여전사들의 연체율은 1.88%로 전년 말보다 0.63%p 올랐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0%로 같은 기간 0.66%p 상승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40%로 모든 여전사가 100%를 웃돌았고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7.9%로 규제비율(7%)을 상회했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의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도록 지도하는 한편 여전채 발행시장 동향과 유동성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하면서 유동성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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