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재건축 1호 상징성 의미 커
파격 공사비 vs 특화 설계…23일 시공사 선정 앞두고 경쟁 격화

포스코이앤씨게 제시한 여의도 한양 재건축안. [포스코이앤씨 제공] ⓜ
포스코이앤씨게 제시한 여의도 한양 재건축안. [포스코이앤씨 제공]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시공사 선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사표를 낸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막판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지난해 1월 서울시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된 후 용적률 600%, 최고 56층 이하, 총 992가구의 단지로 거듭날 수 있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여의도 재건축 1호'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수주를 위해 이번 수주전이 더욱 치열한 이유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1호 상징성 확보를 위해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인 '오티에르'와 함께 3.3㎡당 798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공사비를 내걸었다.

최근의 자재비 및 인건비 급등세를 고려하면 사실상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평가다.

나아가 일반분양으로 수입 발생 시 소유주 환급금 지급과 사업비 대출을 선상환한 이후에 공사비를 받는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시공사는 일반분양 수입 발생 시 공사비 우선 상환이라는 조건을 내걸어 소유주 입장에선 환급금 지급과 사업비 대출 상환 시기가 미뤄지며 각종 이자 비용이 증가하는데, 포스코이앤씨가 공사비를 나중에 받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이다.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

여의도 한양의 공사 기간이 약 57개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이자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 소유주에게 돌아가는 환급금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최고급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접목한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를 제안하면서 하이엔드를 넘어 '하이퍼엔드'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글로벌 건축 그룹인 SMDP와 협업해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유명 리조트 조경에 특화된 SWA 디자인 그룹, 미국 비벌리힐스의 최고급 저택 프로젝트에 참가한 디자이너 등과도 협업해 여의도 최고급 주거단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공사비는 포스코이앤씨보다 다소 높은 3.3m당 824만원으로 책정됐으나, 동일 평형 입주 시 100% 환급, 신탁방식 최초 사업비 100% 현대건설 금융 조달, 100% 확정공사비 등의 좋은 금융 조건을 내건 상태다.

시공능력평가 2위,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등의 기록,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도 현대건설의 '셀링 포인트'다.

지난 13일에는 윤영준 대표이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현장 임직원들에게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과 소유주에게 제시한 개발이익을 극대화한 사업 제안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당부해 화제가 됐다.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를 방문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사진=현대건설] ⓜ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를 방문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사진=현대건설] ⓜ

재건축 사업 수주 현장에 대표이사가 직접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셈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여의도 한양아파트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재건축 후 여의도 일대가 강남과 겨룰만한 지역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또 한양 외에도 공작, 대교, 시범 등 준공 50년차에 진입한 여의도 아파트 10여개 단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등 재건축 단지가 줄지어 대기 중이고, 종상향을 통해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할 길이 열리면서 사업성도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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