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배당 4173억원, 전년보다 11% 늘려…1조원 규모 자사주 소각안 의결
삼성물산 "신규 투자에 중점…다양한 주주환원 방법 고민"

삼성물산 본사 앞 깃발. [사진=연합뉴스] ⓜ
삼성물산 본사 앞 깃발.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물산이 행동주의 펀드들의 배당 확대 요구와 관련한 표대결에서 완승했다.

삼성물산은 15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이익 배당과 관련해 이사회가 올린 안을 의결권 있는 주식 77%의 찬성으로 채택했다.

지난달 삼성물산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고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이는 총 4173억원 규모다.

올해 삼성물산의 현금배당 규모는 전년(3764억원)보다 10.9%(409억원) 확대된 액수다.

이사회 안과 함께 상정된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들의 배당 확대안은 23%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쳐 부결됐다.

5개 행동주의 펀드는 5000억원어치 자사주 매입과 함께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할 것을 요구했으나, 모두 과반이 넘는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들의 현금배당 요구는 7364억원 규모로, 이사회 안보다 76.5%(3191억원) 큰 것이었다. 자사주 매입 요구까지 합하면 1조2364억원 규모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삼성물산 지분은 1.46%로 애초 통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들의 주주제안에 지지하는 의견을 내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이익배당과 관련해 이사회 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면서 사실상 사측 안으로 기울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송규종 삼성물산 부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은 "기후위기, 인공지능(AI) 확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당장 자사주 매입에 현금을 투입하기보다 신규 투자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며 "내년 하반기에는 다양한 주주환원 방법을 고민해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토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보통주 총 781만주(지분율 4.2%)와 자사가 보유한 우선주 전량인 16만주(지분율 9.8%)를 소각하는 안도 의결했다. 이는 약 1조원 규모다.

여기에는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취득한 자기주식인 보통주 188만8889주와 기타 주식(우선주) 15만9835주를 임의·무상 소각하는 감자도 포함돼 있다. 감자 기준일은 다음 달 19일이다.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전량 소각 정책을 밝힌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매년 3분의 1씩 추가로 자기주식을 소각해 오는 2026년까지 보유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로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과 이준서 패션부문 사장이 연임됐고, 이재언 상사부문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최중경 한국가이드스타 이사장이 연임됐고,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신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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