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주도 가계대출 증가
높은 주택가격·PF 부실 우려 등 주택 매수심리 하락

가계대출. [자료사진=연합뉴스] ⓜ
가계대출.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약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1년 만에 줄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금융권 가계대출이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택시장 전개 양상 등 불확실성은 높아질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실린 ‘가계대출 동향의 주요 특징 및 향후 여건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권 가계대출은 11조5000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율(0.7%)은 감소세로 돌아섰던 2022년을 제외하면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것은 다름 아닌 주택담보대출이다. 특히 주택매매 거래량이 과거 평균을 밑돌았음에도 주담대의 증가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출 규제 완화로 차주별 대출한도가 크게 늘어난 데다 주담대가 신용대출과 비교해 대출한도, 금리 면에서 유리해지면서 주택구입시 주담대를 통한 자금조달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한은은 지속된 불경기 등 영향으로 향후 주택시장 여건에 대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있어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수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은 주택 매수 심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반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 금융 여건 완화 기대, 일부 지역 개발 호재, 수도권 입주 물량 축소 등은 주택시장 회복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가계대출 증감액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은행 가계대출 증감액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그래픽=연합뉴스]

아울러 한은은 정책금융 상품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자 가계대출의 급증을 막고자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중단하고 서민·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정책금융 공급을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주택도시기금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을 추가로 출시하면서 공급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세대출 수요는 역전세 상황이 점차 완화되면서 다소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신용대출은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하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한은은 비은행 가계대출 역시 올해 많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누적된 미분양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지방 부동산 시장 회복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고 고금리와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영향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측면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등 영향은 이어지겠지만 지난달부터 스트레스 DSR 규제가 새롭게 도입되면서 일부 가계의 차입 가능 규모는 다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가계대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융권 가계대출은 당분간 낮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완만하게나마 하락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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