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업황 악화‧얼라이언스 해체 등 과제 산적…당분간 매각 재개도 어려울 듯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사진=HMM 제공] ⓜ
HMM의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사진=HMM 제공]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매각에 나섰던 국내 최대 국적 컨테이너사 HMM의 새주인 찾기가 실패한 가운데 향후 경영 상황도 녹록치 않으며 힘든 한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6일 산은‧해양진흥공사와 하림그룹의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하림그룹의 HMM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이 상실됐다. 이에 따라 HMM은 당분간 채권단 관리체제로 유지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향후 적정한 시기 HMM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매각 측이 단기간 안에 HMM 재매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온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매각 이후에도 경영을 감시하겠다는 해진공 측의 입장이 뚜렷하게 확인된 만큼 향후 매각 작업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난항을 겪었던 양측의 협상은 하림 측이 잔여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 제한 등 요구했던 바를 상당 부분 철회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해진공이 마지막까지 HMM 경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매각 측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측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가급적 빨리 HMM을 매각하겠다는 취지에서 접근했으나, 해진공과 해양수산부는 HMM의 현금성 자산이 해운업 외에 유용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영구채 전환과 지분 매각에 대한 문제가 이번 인수 과정에서 드러난 만큼 향후 다시 재매각 절차를 착수한다 해도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HMM입장에서는 또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가면서 해운 업황 악화 및 향후 불안한 경영 상황에서도 운신 폭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당장 HMM이 소속된 디얼라이언스를 주도하던 선복량 세계 5위 독일 하파그로이드(Hapag-Loyd)는 2025년 2월부터 기존 해운 동맹을 탈퇴하고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 머스크(AP Moller-Maersk)와 새로운 동맹 제미니 협력(Gemini Cooperation)을 결성한다고 지난달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HMM의 유럽이나 미국 등 메이저 노선의 운항과 수익 창출이 쉽지 않아, 경쟁력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홍해를 둘러싼 전쟁 이슈로 수에즈 운하 상황이 여의치 않은 데다가 파나마 운하 역시 가뭄으로 선박 이송 횟수가 제한되고 있어 업황 전반으로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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