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분기 흑자 노렸지만 번번이 불발 
올해도 또다시 분기 흑자 목표 내세워…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불투명

SK온.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
SK온. [자료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올해 또다시 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2021년 10월 출범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함께 국내 배터리 업계 빅3를 구축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실패하고 있는 업체라는 불명예를 3년째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일 SK온은 지난해 연간 매출로 전년 대비 70% 증가한 12조8972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5818억원이다.

작년 1분기 3449억원, 2분기 1322억원, 3분기 86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4분기에는 186억원까지 영업 손실 규모를 줄이며 출범 이후 분기 기준 영업 손실 규모를 역대 최소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4분기 흑자전환에는 또다시 실패했다. 

하지만 SK온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 영업이익 손익분기점(BEP)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며 또다시 흑자전환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선 2022년부터 목표로 한 분기 흑자 달성이 2년째 불발 된 가운데 또다시 흑자 전환 목표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전기차 시장 둔화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전망 역시 좋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외형 성장에 따른 부채 증가도 부담이다. SK온은 2021년 말 출범 후 2년여간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뤘다. 출범 당시 40기가와트시(GWh)이던 글로벌 생산능력은 지난해 말 89GWh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생산 공장은 5곳에서 8곳이 됐다. 

하지만 유입되는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지속하다 보니 갈수록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출범 이후 한 차례도 빠짐없이 누적된 적자는 지난해 3분기 말 2조원에 육박한 결손금으로 쌓였다.

대규모 투자는 차입 확대로 이어져 이자비용 증가를 초래했다. 고금리 시대와 맞물려 재무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SK온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4조5614억원으로 2년 전(2021년 4분기) 4조5242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2022년 말(10조9202억원)과 비교해도 9개월 새 3조60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10조원을 넘겼다.

출범 직후 241억원이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1308억원으로 크게 치솟았다. 영업활동을 하고도 손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회사가 분기당 이자로만 1000억원 넘게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차입 대가로 지불한 이자는 총 3365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온의 흑자전환에 대한 의지는 강력하다 

올해부터 SK온을 맡은 이석희 사장은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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