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5.25~5.50% 유지…올해 적절시점 인하 시작 예고
이창용 한은총재 “물가 안정되는 수준 보고 금리 내릴 것”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가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2024.01.31  [사진=뉴욕 로이터/연합뉴스] ⓜ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가 3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2024.01.31 [사진=뉴욕 로이터/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또 다시 동결하면서 2001년 이후 최고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이은 4번째 기준금리 동결이다.

이로써 미국과 한국(연 3.50%)의 금리 격차는 최대 2%포인트로 변화없이 유지하게 됐다.

이 같은 미국의 금리 동결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으며 금리를 내리는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은 높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해 지난해부터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이어오고 있다.

FOMC의 이번 결정은 시장 전망과 일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고 올해 최대 6~7차례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한미 기준금리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 2024.02.01 [그래픽=연합뉴스]
한미 기준금리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미국연방준비제도(Fed). 2024.02.01 [그래픽=연합뉴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50대 50으로 전망이 팽팽하게 맞선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65~0.90%포인트 낮은 4.6%(중간값)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두고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회견에서 올해 내 적절한 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지만 아직 확신에 도달하지는 않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올해 어느 시점에서 긴축 정책을 완화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다음 회의) 금리 인하를 보증할 수준의 확신을 얻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지난 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성장세가 강하다 보니 연방준비제도는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으로 우리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금리를 내리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2024년 한국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한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도 일축했다.

그는 “전 세계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때 저희는 국민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급적 천천히 올렸다”며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돈이 부동산으로 갈 것”이라며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을 보고 금리를 내릴 것이고 경제 성장 문제는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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