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로비자금 사상 최고치 기록…한화‧기아‧LG 등 로비자금 늘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워싱턴 AP/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워싱턴 AP/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주요 그룹들이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 집행한 미국 정·관계 로비액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계와 미국 정치자금 추적 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그룹(삼성반도체·삼성전자아메리카·삼성SDI아메리카)의 미국 로비자금은 630만달러(84억2184만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한 로비스트도 67명으로 전년 대비 12명이 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에서 로비는 합법적인 활동으로 인정되는 만큼 국내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집권 시기인 2021년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삼성그룹의 로비액 대부분이 반도체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활동에 쓰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칩스법에 서명한 이후인 2022년 하반기에만 전년(372만달러)의 90%에 해당하는 320만달러를 지출했다.

한화그룹의 대미 로비 금액의 급증세도 두드러졌다. 2022년 90만달러(12억348만원)을 로비자금으로 지출한 한화그룹은 지난해엔 80%가량 급증한 158만달러(21억1277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전년(5명) 대비 2배가 넘는 11명의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미국 조지아주에 올해 말까지 3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종합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 북미 시장을 공략에 나선 한화그룹은 IRA 보조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아도 지난해 110만달러(14억7081만원)를 집행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9~2022년까지 매년 12만달러(1억6044만원)를 대미 로비용으로 집행한 LG전자는 지난해 2배인 24만달러(3억2088만원)를 썼다. 최근 5년새 가장 많은 금액이다. IRA에 따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친환경 가전을 구매하면 보조금을 주는 정책이 지난해부터 시행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에 로비력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022년 사상 최대 액수인 526만달러(70억3262만원)를 집행했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43만달러(59억2291만원)를 사용해 로비 금액이 전년 대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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