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배당 확대에 ‘빨간불’…‘이자부담 경감’ 지원방안 발표 예정

5대 시중은행. [PG=연합뉴스] ⓜ
5대 시중은행.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역대 최대의 이자 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은행들이 한편으론 고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등 이익 환수에 대한 압박으로 은행 때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올해 2~3월 은행주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던 독과점 행태에 대한 비판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지주회사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현재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 범위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물론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 등 국내 8대 은행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도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며 “우리나라 은행의 이런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지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 대출에 비해서 가계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이 더 부도율이 적고 대출 채권이 안정적인데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해서는 안 되며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되고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부의 압박에 주요 금융지주는 올해 배당 확대에 대해 난감한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연말에 가까워지면 은행 등 배당주의 인기가 높아진다.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면 짧은 시간에 예금보다 높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주 상승세가 꺾인 주요 배경엔 ‘횡재세’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횡재세는 외부 요인으로 과도한 이윤을 올린 기업에 추가로 매기는 세금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은행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은행은 최대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상생금융 기여금으로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익이 줄어들어 배당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정부는 연내 은행 독과점 완화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개선 방안에는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 시중금리를 낮추고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나 사회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청년들이 고금리로 내몰리지 않도록 금융 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의 당부에 8대 은행금융지주 및 은행연합회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향후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공동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추진키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은행 등 자회사와 추가 논의를 거쳐 국민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세부적인 지원 규모 등 최종안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은행·금융투자·보험 등 여타 금융권역별 CEO 간담회를 릴레이로 개최, 금융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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