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원금 절반 가까이 삭감…하이브리드 등 대체 수요 늘어

충전중인 전기차. [자료사진=연합뉴스] ⓜ
충전중인 전기차.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탄소중립 이슈와 함께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전기차'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대중화에 따른 보조금 감소 및 최근 충전료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기차 판매대수는 7만897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7848대)보다 1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대수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상반기 32.4%에서 올해 상반기 29.9%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전기차 대체제로 꼽히는 상반기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대수는 17만6699대로 전년동기(12만9509대) 대비 36.4% 늘었다. 하이브리드차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61.8%에서 올해 상반기 66.8%로 5.0%p 상승했다. 

전기차 인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이유로는 살 사람들은 대부분 구매했고 매년 보조금이 감소한 점이 거론된다. 또한 최근 전기료 인상에 다른 충전 비용 상승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원인은 국고보조금 하락이다. 2019년 전기차 대당 최대 900만원이었던 국고보조금은 해마다 줄어 올해는 최대 680만원으로 축소됐다. 같은 가격의 전기차라면 실제 구매가는 4년 만에 220만원 높아진 셈이다.

모든 전기차가 올해 국고보조금 6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전기차 성능 등에 따라 보조금이 차등 지급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는 680만원을 모두 받지만 테슬라 모델 Y는 260만원에 그친다. 

충전료 인상도 부담이다. 

국내 5위 전기차 충전사업자 차지비는 1일부터 충전요금을 인상했다. 완속 충전요금은 ㎾h당 259원에서 269원으로 10원(3.9%), 급속은 315원에서 336원으로 21원(6.7%) 오른다. 작년 9월 완속 충전요금을 ㎾h당 최저 199원에서 259원으로 올린 이후 추가 인상이다.

6위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의 홈앤서비스도 1일부터 요금을 올렸다. 충전 속도가 느린 콘센트형(3㎾) 요금은 ㎾h당 173.8원에서 190원으로, 완속은 210원에서 227원으로 인상한다. 2021년 출범한 이 회사가 요금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선두 업체들은 이미 7월부터 요금을 일제히 올렸다. 국내 1위 업체 파워큐브는 최근 1년 새 세 차례에 걸쳐 완속 충전요금(공용)을 ㎾h당 168원에서 227.8원으로 35.6% 인상했다. 현대자동차의 코나 전기차를 한 달에 1000㎞ 운행할 때 충전 비용이 3만545원에서 4만1418원으로 1만원 넘게 오른 것이다.

내연기관차에 비하면 여전히 연료비가 저렴한 편이지만 격차는 빠르게 줄고 있다. 보조금을 받아도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40%가량 비싼 전기차의 ‘유지비 장점’이 퇴색하고 있다. 전기차는 보험료도 내연기관차보다 24%가량 비싸다

이러한 상황 탓에 전기차 모델에 대한 신차 출고 대기기간도 대폭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은 올해 초 차량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현재는 1~2개월 수준으로 줄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