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가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 ‘갤럭시 S’를 공개한 언팩 이후로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 서울에서 언팩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삼성전자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Z폴드5와 Z플립5를 선보였다.

행사에는 국내 취재진 400여명, 외신 700여명, 해외 인플루언서와 삼성의 글로벌 파트너 등을 포함한 900여명 등 2000명 이상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찐팬으로 알려진 BTS 멤버 슈가가 깜짝 등장했고, 이날 행사장을 찾은 연예인은 비단 슈가 뿐만이 아니다.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스트레이키즈에서부터 HBO 시리즈 '유포리아'로 유명해진 미국 배우 시드니 스위니도 현장을 찾았다. 

시드니 스위니는 언팩 행사 초반 장원영과 '갤럭시Z 플립5'의 '플렉스캠' 기능을 활용해 셀피를 촬영한 뒤 '퀵 셰어'로 공유하는 장면을 연출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슈가는 갤럭시 Z폴드 5 소개에 등장했다. 현장 사회자가 갑작스레 "슈가, 갤럭시 Z폴드5 어떤가요?" 질문을 던지자 슈가는 환하게 웃은 뒤 자신의 갤럭시 스마트폰 뒷면을 들어 올리며 갤럭시 '찐팬'임을 증명했다.

슈가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발히 이용하는 연예인으로 이미 유명하다. 자신의 공연장을 찾은 팬들이 셀피를 요청할 때마다 그는 "아이폰 말고, 갤럭시만 주세요"라고 언급할 정도로 갤럭시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 왔다. 때문에 BTS 팬클럽 '아미'(ARMY) 사이에서는 '노 아이폰, 온리 삼성'이란 밈(meme)이 유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언팩 행사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갤럭시S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을 공개한 직후부터 줄곧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베를린,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만 언팩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 행사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것을 두고 삼성은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고, 글로벌 트렌드와 혁신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라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 중인 상황 속 '폴더블폰 종주국' 위상을 더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폴더블폰 시장 주도권 확보에는 중국 시장 점유가 무조건적으로 필요하기 때문. 이번 행사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기자단이 대거 참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년도 대비 올해 1분기 폴더블폰 출하량이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이 바로 중국(117%)이다. 이는 43%, 15% 상승한 북미와 아시아태평양지역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수치다. 중국 현지 제조사인 화웨이와 오포, 아너, 비보 등 기업들이 폴더블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시장 외연 확대가 기대되고, 동시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점도 삼성전자의 아시아 시장 집중 공략 속도에 불을 붙이고 있다.

국내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는 폴더블폰이 20대 사이에서 '힙하게 먹히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갤럽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18세~29세의 아이폰 사용률은 65%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급증했다. 갤럭시 플립 모델이 20대 연령층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이번 신작을 통해 젊은 팬층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갤럭시 언팩에서 삼성전자는 하반기 신제품으로 플립5, 폴드5, 갤럭시 워치6, 갤럭시 탭 S9 등을 선보였다. 플립5와 폴드5는 오는 8월11일 국내에서 정식 출시되며 이에 앞서 8월 1일부터 7일까지 사전 판매가 진행된다.

갤럭시 워치6와 갤럭시 탭 S9은 전작 대비 관리 기능과 편리성을 개선했다. 해당 신제품은 8월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삼성 갤럭시는 우리의 과감한 아이디어를 고객을 위한 경험으로 바꿔왔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며 "우리는 결코 여기서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