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입장차 835원으로 대폭 좁혀져…18일로 다시 논의 연장

지난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석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해 노동계와 경영계가 요구하는 격차가 지난 13일 좁혀졌다.

다만 시각차는 여전해 최저임금위원회는 다음 주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2008년(2009년 적용)에 이어 15년 만에 합의로 최저임금 수준을 정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6차 수정 요구안으로 각각 1만620원, 9785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9620원)보다 노동계는 10.4% 인상을, 경영계는 1.7% 올린 금액을 요구했다.

최저임금 수준으로 최초 1만2210원을 요구했던 노동계는 여섯 차례에 걸쳐 1만2130원, 1만2000원, 1만1540원, 1만1140원, 1만1040원, 1만620원으로 수정안을 제시했다.

당초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동결하자는 입장이었던 경영계는 9650원, 9700원, 9720원, 9740원, 9755원, 9785원으로 수정안을 냈다.

2024년 최저임금 노사 수정안. / 자료 : 최저임금위원회. [그래픽=연합뉴스]
2024년 최저임금 노사 수정안. / 자료 : 최저임금위원회. [그래픽=연합뉴스]

이에 노사 입장차는 최초 2590원에서 2480원, 2300원, 1820원, 1400원, 1285원, 835원으로 대폭 좁혀졌다.

제13차 전원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18일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린다. 만약 다음 회의에서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 안에서 표결할 가능성이 있다. 공익위원들은 노사가 최대한 접점을 찾아 합의에 이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노사는 입장차를 좁혔지만 여전한 시각차를 나타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서울시는 하반기 대중교통 요금을 지하철 150원, 버스 300원 인상했다”라며 “이제 정말 저임금 노동자 임금 빼고 모든 것이 올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노동자는 물가 폭등, 실질임금 저하 ‘핵 주먹 펀치’로 이제 더 이상 버틸 힘도 없는 그로기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저임금 노동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라며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어려운 사람의 생존을 위한 최저선”이라고 강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이 지난달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최초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들이 지난달 2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최초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이 노동시장뿐 아니라 경제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강행규정인 만큼 인상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류 전무는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재 수준의 최저임금도 어려워 감당하지 못하는 사업주 위주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상당수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라며 “이들이 벼랑 끝에서 추락하지 않도록 하는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18일 최저임금안을 의결하더라도 최저임금 심의에 걸린 기간은 109일로 최저임금 심의 최장기간 기록이 된다. 현재까지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하기까지 가장 오래 걸렸던 해는 2016년으로 108일간 심의한 끝에 결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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