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투아니아 수교 30주년 기념 양국간 예술사진 교류 전시 일환

‘뮤지엄한미’가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과 협업해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국제 사진전을 개최한다.[사진=한미약품 제공]
‘뮤지엄한미’가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과 협업해 리투아니아 현지에서 국제 사진전을 개최한다.[사진=한미약품 제공]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뮤지엄한미는 지난 2021년 한국과 리투아니아 우정의 해를 기념해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과 협업한 사진 교류전시 ‘경계를 넘어서 : 한국 예술사진 1920s~2020s’를 13일부터 10월 15까지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에서 연다.

뮤지엄한미와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은 지난 2021년 한국과 리투아니아 공화국 수교 30주년 기념의 해를 맞아 리투아니아 공화국 문화부와 협업해 리투아니아 사진 교류전인 ‘Uncoverings: 리투아니아 사진의 정체성 탐구’를 2021년 9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뮤지엄한미 방이(구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Uncoverings: 리투아니아 사진의 정체성 탐구’ 전시에 대한 답례로 특별히 기획됐다.

한국과 리투아니아는 역사적, 사회정치적 굴곡 안에서 사진가들이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기 위해 만들었던 다양한 혁신적 이정표를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리투아니아에 한국 예술사진 100년사를 처음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14명의 한국 대표 사진작가들의 렌즈를 통해 한국 사진의 다양한 주제적, 기술적 발전을 시대별로 조명한다.

뮤지엄한미의 소장품 104점을 중심으로 192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국 예술사진사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세 시기로 나누어 연대기적으로 구성했다.

그리고 그 시기를 대변하는 작가 14인인 정해창(1907~1968), 임응식(1912~2001), 현일영(1903~1975), 주명덕(1940~), 강운구(1941~), 황규태(1938~), 구본창(1953~), 이상현(1955~), 민병헌(1955~), 이갑철(1959~), 오형근(1963~), 고명근(1964~), 천경우(1969~), 배찬효 (1975~)를 소개한다.

제1부 ‘예술사진의 태동(The 1920s~1950s: The beginning and advance of Art Photography Movement)’은 사진 창작이 발현된 1920년대부터 사진이 순수예술의 지위를 획득하려는 시도들을 1950년대까지 살펴본다.

한국 최초의 사진 개인전 활동을 펼치며 예술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정해창, 예술사진 공모전과 그룹전 사진에서부터 리얼리즘 사진까지 영역을 확장한 임응식, 유럽의 모더니즘 사진 기법을 한국적 소재에 적용하며 리얼리즘 사진을 넘어 한국 예술사진의 또 다른 양상을 보여준 현일영을 소개한다.

제2부 ‘한국의 모더니즘 사진(The 1960s~1980s: Korean Photographic Modernism)’은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한국의 모더니즘 사진을 소개한다.

리얼리즘이 한국 사진의 주류로 자리 잡으며 다큐멘터리 사진에 전념하는 작가군이 등장하는데 시대의 기록과 현실비판으로 리얼리즘 사진의 사명을 복무한 주명덕, 급격한 산업화 속에서 살아남은 전통적인 삶의 발자취를 기록한 강운구가 그 대표이다.

반면 이런 흐름과 다르게 실험성과 전위성을 담보한 ‘뉴 비전’을 시도한 황규태의 초기 실험 작업은 한국 모더니즘 사진의 또 다른 갈래이다.

마지막으로 제3부 ‘사진과 현대미술의 조우(The 1990s~2020s: Photography as Contemporary Art)’는 사진이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며 현대미술의 한 분야로서 인정받은 시기를 다룬다.

한국 모더니즘의 양상을 넘어서려는 시도들은 사진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실험으로 나타나는데 구본창은 사진의 특성과 재편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며 사진 영역을 확장한 선두 주자이다. 이를 이어 이상현은 조각,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을 활용하며 사진의 영역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한편 기록이라는 사진의 목적을 위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작가들도 소개한다.

30여년 간 흑백 젤라틴 실버 프린트를 통해 자연과 인체를 표현해온 민병헌, 사실을 넘어 감각을 포착하는 주관적 리얼리즘 사진의 이갑철, 우리나라 중년 여성인 ‘아줌마’들의 초상을 통해 그들의 불안과 감정의 기복을 포착한 오형근, ‘사진 조각’이라는 독자적인 장르를 개척한 고명근, 장시간 노출로 사진의 본질과 재현 효과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한 천경우 그리고 영국의 역사극, 동화 속 인물로 분장한 후 자신을 찍음으로써 자화상 사진 영역을 실험한 배찬효를 소개하며 한국 예술사진의 100년사를 정리한다.

이번 전시의 개막식에는 뮤지엄한미 관장이자 한미약품 회장인 송영숙 관장과 최봉림 부관장, 전시 기획자인 김선영 학예연구관과 뮤지엄한미연구소 김소희 학예연구관, 참여 작가 중 한 명인 배찬효 작가와 더불어 주 오스트리아 한국문화원 임진홍 원장이 참석했다.

뮤지엄한미 송영숙 관장은 개막식에서 “가깝지 않은 양국의 지리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가 처해있는 환경이 우리 두 나라를 한 마음으로 이끌어줬다”며 “의미있는 교류전이 성사되도록 열과 성을 다해주신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 아루나스 갤루나스 관장님과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 아루나스 갤루나스(Dr Arūnas Gelūnas) 관장은 “리투아니아와 한국 미술관 간의 지속적인 협력은 두 사회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며 “두 교류전시는 서로 다른 문화와 뛰어난 예술작품을 선보이며 현대적인 관점에서 역사적 경험의 유사성을 되새기고, 리투아니아인과 한국인이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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