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인플레이션 등 영향으로 해외 수주 실적 저하…전년比 23% 감소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최근 새로 선출된 이라크 총리 및 정부 내각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한화건설] ⓜ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전경. [사진=한화건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으로 국내 주택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건설 시장에서도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올해 해외건설 수주 총액은 87억9298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4억6480억 달러)보다 23% 줄어든 규모다.

특히 중동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부진이 눈에 띈다.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중동 시장 수주액(22일 기준)은 15억 1477만 달러로 전년 동기(22억3091만 달러)보다 32%가량 줄었다. 아시아 시장 실적은 같은 기간 67억3403만 달러에서 34억1921만 달러로 49% 감소했다.

이에따라 올해 국내 주택 시장 침체에 대비해 국내 수주 규모를 대폭 줄이고 해외 사업에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건설사들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해외건설 강국으로 진입하겠다며 오는 2027년까지 해외건설 연 500억 달러 수주를 목표치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의 경우 연간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310억 달러)보다 많은 350억 달러 이상으로 잡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부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정부 목표치를 채우기는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21일 내놓은 '2023년 하반기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연초 내놓은 해외 건설 수주 전망치 350억 달러를 3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정부도 해외수주 지원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민관 해외건설 수주지원단인 '원팀코리아' 등을 통해 특히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발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이라크와의 공동위원회를 6년 만에 다시 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양국은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한국-이라크 공동위원회'를 열어 인프라와 교통, 항공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0월 중단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이 사업 철수를 결정했는데, 이라크가 미수금 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조만간 재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정부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원팀코리아를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하기도 했다. 사우디 주요 정부 인사와 만나 건설 인프라, 플랜트 등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 업계에서는 하반기 예정된 대규모 수주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고 정부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점차 해외 사업 실적 반등이 가능할 거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현대건설이 50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사우디 사토프 석유화학 단지의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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