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잇달아 개발
AI 시장 확대로 고용량 메모리 회복세 이어질 듯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가 AI 시장 확대에 따른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반도체 불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가 AI 시장 확대에 따른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반도체 불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자료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업계가 AI 시장 확대에 따른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반도체 불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LX) 2.0을 지원하는 128GB CXL D램을 최근 개발했다. CXL는 고성능 서버 시스템에서 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D램,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CXL 1.1 기반 CXL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1년 만에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 시대를 앞당겼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CXL 2.0 D램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차세대 컴퓨팅 시장 수요에 따라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적기에 선보여 CXL 생태계 확장을 가속한다는 목표다.

CXL D램은 메인 D램과 공존하면서 대역폭과 용량을 확장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고속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에서 주목받는 중이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5세대 기술이 적용된 서버용 DDR5 D램을 개발,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인텔의 서버용 플랫폼인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에 사용되는 메모리 제품의 호환성을 공식 인증하는 성격을 띤다.

SK하이닉스가 인텔에 제공한 DDR5 제품은 동작 속도가 6.4Gbps(초당 6.4GB)에 달한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DDR5 중 최고 속도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산업에 대한 급성장도 양사의 실적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전방이다.

SK하이닉스 10나노급 5세대 DDR5. [사진=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10나노급 5세대 DDR5. [사진=SK하이닉스] ⓜ

1일 시장조사업체트렌드포스는 최근 AI 산업이 커지면서 올해 전체 서버 출하량에서 AI 서버가 9%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AI 서버 시장의 급성장세는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트렌드포스는 AI 연산에 필요한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여기에 탑재되는 HBM 수요 역시 58% 증가할 것으로 봤다.

HBM은 D램 종류 중 하나로,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에도 HBM의 수요가 추가로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40%로 사실상 국내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아직 시장 수요가 많지 않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기존 D램 대비 성능을 현격히 높인 HBM을 채택하는 추세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위축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매출 13조7345억원, 영업손실 4조5819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 SK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최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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