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및 신물질 개발 등에 양자기술 활용 늘어나

SK텔레콤이 SK스퀘어의 자회사인 IDQ, 국내 토종 보안기업 케이씨에스와 함께 개발한 '양자암호원칩'. [사진=SK텔레콤] ⓜ
SK텔레콤이 SK스퀘어의 자회사인 IDQ, 국내 토종 보안기업 케이씨에스와 함께 개발한 '양자암호원칩'. [사진=SK텔레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시총 상위 4대 그룹이 모두 차세대 기술인 양자 기술에서 새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양자기술이 인공지능(AI)의 뒤를 잇는 차세대 사업으로 판단한 기업들이 앞다퉈 인력과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삼성전자, 현대차, SK텔레콤, LG전자 등은 2035년까지 3조5000억원을 양자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35년까지 양자 분야 선도국인 미국의 90%에 해당하는 기술 수준을 갖추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양자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을 1200곳으로 늘리고 박사급 전문가 2000명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세부 계획도 마련했다. 현재 1%대에 불과한 세계 양자 시장 점유율을 7.3%(4위)까지 끌어올리는 게 최종 목표다.

양자 관련 연구개발(R&D) 프로젝트도 업종별로 각 그룹의 특성을 반영해 제각각이다. LG전자는 파란색을 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신물질과 군집(群集) 로봇 내비게이션 연구에 양자컴퓨터를 활용한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연료전지 촉매인 백금을 대체할 값싼 물질로 무엇이 있을지 찾는 양자컴퓨터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현대차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양자컴퓨터 기업인 아이온큐와 협업하고 있다. 현대차가 '촉매 반응 에너지 양자컴퓨팅 알고리'을 개발해 아이온큐에 전달하면 아이온큐가 이를 양자컴퓨터에 돌려본 뒤 결과를 검토하는 식이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협업해 양자난수생성 칩(QRNG)을 장한 갤럭시 퀀텀 시리즈를 2021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양자난수생성 칩과 암호통신용 칩을 하나의 반도체로 합친 양자암호 칩 ‘Q-KEV7’을 작년 말 추가로 개발했다. 지난달 3일부터는 국가정보원 암호모듈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를 중심으로 양자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1㎔(테라헤르츠)급 극초고주파·초저전력 차세대 반도체 소자를 개발해 양자컴퓨터에 적용할 예정이다. 양자통신용 빛(광원)을 상온에서 구현하는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Z 폴드4에는 최소한의 전력 소비로 실시간 이미지 복원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 양자화 기술도 적용했다.

LG전자는 구글, 서울대 등과 협업하며 전자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등의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컴퓨팅을 연구하고 있다. 양자 인터넷 원천기술 개발도 작년부터 시작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양극재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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