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종목 연일 하한가 기록…투자자 피해 확산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정희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일부 종목의 잇단 하한가 속출을 야기한 'SG증권 사태'의 배경으로 알려진 주가조작 세력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7일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로 된 업체, 주거지 등을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24일부터 선광,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은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매물이 쏟아지며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락한 바 있다.

이들 8개 종목의 주가는 작년 4월 이후부터 강세를 펼치며 이달 초까지 1년여간 급등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일부 종목의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조사에 나선 것을 안 세력들이 급히 종목을 매도하며 주가가 폭락했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압수수색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관계자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동수사단은 금융위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건을 넘겨받아 본격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금융위 요청에 따라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10명을 지난 24일 출국금지했다.

H사는 금융위에 등록하지 않고 투자일임업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도 받고 있다. 이 업체는 투자자 명의 휴대전화와 증권계좌를 직접 관리하며 주가를 띄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가가 급락을 시작한 이튿날인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H사 사무실에서 소란이 벌어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은 이 업체를 통해 특정 종목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H사가 미등록 투자일임업을 해온 것으로 의심하고 직원 1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영업 방식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대 등 증거물을 일단 압수한 뒤 사후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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