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차세대 구축함 사업자 선정 과정 국민감사 청구
한화 최종 인수 앞두고 힘겨루기 양상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허가를 앞두고 HD현대중공업과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허가를 앞두고 HD현대중공업과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자로 HD현대중공업(옛 현대중공업)이 선정되는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에 대해 감사를 촉구하는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다. 최근 HD현대중공업 노조 측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두고 우려를 표하면서 시작된 양사의 갈등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자로 HD현대중공업(옛 현대중공업)이 선정되는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에 대해 감사를 촉구하는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다고 19일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2020년 5월 총 7조원 규모의 KDDX 사업 첫 단계인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했으며, 심사를 거쳐 그해 8월 현대중공업을 선정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보다 0.0565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결과에 반발한 대우조선해양은 '입찰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며 즉각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 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해 빼돌렸다는 것이 대우조선해양의 주장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말 방사청에도 같은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사청 재검증위원회는 "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 기밀을 사업 제안서 작성에 활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3년이나 지난 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건 최근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승인이 임박한 이후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HJ중공업 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와 부산양산지부 HJ중공업지회)는 지난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위 분야에서 공정 경쟁 안전장치를 마련해주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시 노조 측은 "대한민국에서 특수선 분야 잠수함과 함정을 만들 수 있는 곳은 HD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HJ중공업, SK오션플랜트 4개 회사 뿐"이라며 "특수선 분야의 공정 경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 승인을 하게 된다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 사업을 하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잠수함과 함정 분야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면 슈퍼 갑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다른 방산 기업은 한화그룹을 상대로 한 잠수함이나 함정 등 특수선 경쟁 입찰에서 매우 불리할 것은 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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