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침체로 업황 악화…각각 영업손실 추정치 최대 4조원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경기침체 여파로 1분기 적자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래픽=연합뉴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경기침체 여파로 1분기 적자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그래픽=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에 수조원대 적자를 낼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IT 수요 부진과 고객사 재고 조정 여파로 반도체 업황이 악화 된 탓이다. 

21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35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4조1214억원 대비 91.25% 급감한 수준이며,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분기의 5천930억원 이후 가장 적다.

실적 부진은 반도체 영향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메모리 업황 침체로 삼성전자 DS 부문이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추정치는 최소 1조9060억원(현대차증권), 최대 4조4710억원(대신증권)에 이른다.

업황 둔화에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은 속속 감산을 결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메모리 감산과 투자 축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공정 전환 등을 통한 자연 감산 가능성은 여러 차례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50조원 안팎을 벌어 대부분을 반도체에 투자해왔다. 따라서 올해 영업이익이 줄면 반도체 투자 재원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며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순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이미 작년 4분기에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6857억원이다.

최근 나온 영업손실 전망치는 4조원을 웃돈다. KB증권(4조원), 대신증권(4조2천억원), 미래에셋증권(4조3천억원) 등이 4조원대 적자를 예상했다.

특히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어 업황 악화로 받는 충격이 더 큰 편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한파에 대응해 감산과 투자 축소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50% 이상 감축하고 수익성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축소하겠다고 작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작년 4분기부터 중국 우시 등 주요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줄였으며,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도 작년 대비 축소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계획 외에 올해 추가로 투자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지난달 초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이미 적정 수준으로 투자를 축소했다고 판단했으며, 업계 감산 영향이 점점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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