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등 악재 겹쳐…금융권 신뢰 회복 급선무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왼쪽)과 신제윤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의 두 수장인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씁쓸한’ 취임 1년을 맞았다.

‘금융 르네상스’를 지향하며 야심차게 출범 했지만 지난 1년간 동양그룹사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등 굵직한 금융 사고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취임 1주년이라는 사실조차 입에 담기 힘든 처지가 됐다.

신 위원장과 최 원장은 각각 지난해 3월22일과 18일 임명됐다. 연초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자회사 매각을 순조롭게 풀어냈고,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과 창조금융 지원에도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취임초기 두 사람의 노력도 작년 9월 터진 동양 사태와 올해 초 발생한 카드 3사의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빛이 바랬다.

동양그룹은 은행 여신(대출)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자금으로 대체해 연명해오다가 자금난으로 위기에 빠지면서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특히 올 초 발생한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이 ‘결정타’가 됐다. 금융당국이 두 달 넘게 대책에 몰두했지만 지난 14일 전해진 개인정보 2차 유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최초 유출 당시 ‘불법 유통은 없다’던 신 위원장은 다시 책임론이 불거졌다.

최 원장의 처지도 다를 바 없다. 그간 최 원장은 현장과 소비자 중심의 일처리로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상시감시시스템을 구축해 KT ENS 대출 사기를 적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어음(CP)을 불완전 판매를 통한 많은 개인 피해자가 발생한 동양그룹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카드 정보유출 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한 최근 금감원 임직원의 무차별 ‘낙하산’ 인사 문제가 불거지며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1년에 대한 대외적 평가가 냉혹한 만큼 자신 거취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취임 1주년을 맞은 두 수장은 무너진 금융권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최근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업권별 협회장, 정책금융기관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금융이 될 수 있도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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