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요 감소에 하락 안정세…러시아發 불확실성 재차 확대

국제유가. [PG=연합뉴스] ⓜ
국제유가.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10일 증권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8.13달러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이를 휘발유·경유 등으로 만들어 파는데 정제마진이란 최종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마진을 말한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의 핵심 지표로, 보통 4∼5달러를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본다.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이면 수익, 그 이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원유 수급난이 심화되면서 올해 1월 배럴당 평균 6.01달러였던 정제마진은 6월에는 24.51달러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6월을 정점으로 정제마진은 급락해 7월과 8월에 각각 9.07달러, 9.12달러로 떨어졌다.

일간 기준으로 이달 1일 정제마진은 3.97달러까지 급락했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이 이처럼 크게 출렁이는 것은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배럴당 127.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9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반기 국제 유가 전망도 안갯속이다.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맞물리며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 [사진=연합뉴스] ⓜ
국내 정유사. [사진=연합뉴스] ⓜ

먼저 하반기 유가하락 현상이 나타난 것은 경기침체 우려에 더해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여파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다시금 들썩거릴 조짐도 보인다.

최근 러시아가 자국산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 도입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에너지를 일절 수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수급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가 실제로 가스·원유 수출을 금지하며 보복에 나설 경우 글로벌 에너지 수급 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요동칠 우려가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겨울철 유럽의 에너지 대란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등유·경유 마진도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대폭 축소된 유럽에서 대체재인 경유와 등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정유 4사는 12조원이 넘는 흑자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실적만으로도 이미 역대 연간 기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뛰어넘은 전례 없는 호황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흑자 규모가 3배 이상으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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