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두달째 증가…미 경기둔화·연준 ‘자이언트 스텝’ 등 수출 타격 우려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소비가 24년만에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
지속되는 경기침체에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소비가 24년만에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지속된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소비가 24년만에 4개월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생산과 투자는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통화 긴축 등을 고려하면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는 우려다.

특히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미국 경기 둔화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수출 타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3(2015년=100)으로 전월보다 0.9% 줄었다.

소비 감소는 3월(-0.7%), 4월(-0.3%), 5월(-0.2%)에 이어 넉달째 이어졌다.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이다.

이를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2.3% 줄었다.

예년보다 높은 기온과 강우 일수 증가의 영향으로 야외 스포츠용품을 비롯한 준내구재(-0.9%)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3%) 판매도 모두 줄었다.

물가 상승·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이른 무더위와 잦은 비 등 날씨 요인, 화물연대 파업 등이 소비 감소에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계청은 숙박·음식점업 등 대표적인 소비자 서비스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소비는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으로 의약품과 가정 내 식료품 등 재화 소비가 줄어든 대신 외식 등 서비스 소비는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소비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9(2015년=100)로 전월보다 0.6% 높아졌다. 전산업 생산은 4월(-0.9%) 감소에서 5월(0.8%) 증가로 전환한 뒤 6월까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제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가운데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CG=연합뉴스] ⓜ
제조업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가운데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CG=연합뉴스] ⓜ

특히 제조업이 지난해 12월(3.5%) 이후 최대폭인 1.8% 늘어 전산업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또한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완화하면서 반도체(4.2%), 자동차(7.4%) 등의 생산이 특히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등 전자 부품 생산은 주요 업체의 생산 중단과 스마트폰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14.4% 줄었다.

제조업 재고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5.6% 늘었다.

지난 3∼5월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온 서비스업은 0.3% 감소했다. 특히 도소매(-1.6%)의 경우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을 받았다.

계절적 폭염의 여파로 예술·스포츠·여가(-4.9%) 생산도 감소했고 숙박·음식점(1.7%)도 증가 폭이 전월보다 둔화했다.

지출 측면에서는 설비투자가 4.1% 증가했는데 공급망 차질로 밀렸던 반도체 장비들이 일부 들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설기성은 앞선 파업 등에 따른 시멘트 수급 문제로 2.0% 줄었다.

한편 생산과 투자가 나란히 두달째 늘면서 정부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경기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는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2포인트(p) 올라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고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보합이었다.

특히 고금리·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한 소비심리 둔화는 4개월 연속 소매판매액지수 감소로 현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의 연속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미 금리가 역전되고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9%를 기록하면서 한국 수출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기재부는 소비·투자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 금리 인상 지속, 가계·기업심리 위축 등이 불안요인으로 잠재한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키워드

Tags #소비 #고금리 #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