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어질 전망…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석달만에 5%대 중반까지 빠르게 올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치솟으면서 석달만에 5%대 중반까지 빠르게 올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물가 상승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 2월만 해도 3%대 후반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달 만에 5%대 중반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요인과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내수 경기 회복으로 6%대 물가 상승률까지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달과 비교해 5.4% 상승했다.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작년 11월 이후 올해 2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을 기록하다 3월(4.1%), 4월(4.8%) 두 달간 4%를 기록한 이후 바로 5%대 중반까지 급등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은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8.3%)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5.1%)가 끌어올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5.4% 가운데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의 기여도가 각각 2.86%포인트, 1.57%포인트로 두 품목의 비중이 82%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유가가 치솟는데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누적된 재료비 상승, 코로나19 방역해제로 소비 회복이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물가를 견인하고 있다.

최근 오름세가 주춤하던 농축수산물 물가(4.2%)마저 축산물(12.1%)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0.7%)을 보면 석유류(0.03%포인트), 외식(0.11%포인트)보다 축산물(0.26%포인트) 기여도가 훨씬 컸다.

전기·가스·수도요금 인상도 물가 오름세에 한몫했다.

한전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했으나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기존에 발표한 대로 지난달부터 인상했다. 도시가스 요금도 4월과 5월에 연달아 올랐다.

이 같은 흐름에 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최소한 5%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5월에 이어 6월, 7월에도 5%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6%대 물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정당의 정치적 승리를 입에 담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심각성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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