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별로 수시로 김창기 후보자에 보고…서기관 인사도 미뤄져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김창기 신임 국세청장 후보. [사진=국세청] ⓜ
(왼쪽부터) 김대지 국세청장, 김창기 신임 국세청장 후보. [사진=국세청]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미뤄지면서 국세청이 두 명의 '청장'을 모셔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2일 국세청에 따르면 세종에는 김대지 국세청장이, 서울국세청 효제별관에는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가 보름째 각각 출근하고 있다.

김창기 후보자는 후보자 신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국세행정에 대한 권한은 현 청장인 김대지 청장이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역대 국세청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가 없고, 김창기 후보자 역시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직원들은 사실상 차기 청장님으로 모시고 있다는 점이 내부 상황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 직원들은 보고 라인이 두 개가 생겨 일은 두 배로 늘어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현안에 따라 본청 과장들은 김창기 후보자에게도 수시로 보고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사항을 두 명의 청장에게 보고하는 것은 아니지만, 후보자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보고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진행되는 업무를 알아야 바통을 이어받아 원활한 국세행정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두 청장 체제가 길어지면서 국세행정이 느슨해지거나, 혹은 정책수립 등에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대지 청장은 사실상 퇴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국세행정에 대한 새로운 개선책이나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정책수립은 뒷전인 상황이고, 김창기 후보자는 내정자 신분이어서 어떠한 권한을 휘두를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타의적이긴 하지만 차기 청장 취임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국세청은 매년 5월경 실시해오던 서기관 승진인사도 아직 단행하지 못했다.

또한 고위직이나 승진 인사를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는 ‘두 청장’ 모두에게 눈치를 보고,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난처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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