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프리미엄 가전서 탄탄한 입지 구축…지역별 맞춤가전으로 현지 공략

LG전자 사옥 모습. / LG 깃발. [사진=연합뉴스] ⓜ
LG전자 사옥 모습. / LG 깃발.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넘으며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오른 LG전자가 격차를 더 벌리며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20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생활가전에서 매출 약 7조7600억원으로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약 6조4103억원(53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월풀보다 1조35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두 회사의 분기 매출이 1조원 넘게 차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월풀에 3553억원 뒤져 2위로 밀려났다가 올 1분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LG전자 내부에선 글로벌 판매 예약 추이 등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비슷한 격차를 유지하며 1위를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요즘 가전 시장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스마트 기술과 결합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의 경우 2017년부터 월풀에 앞서며 글로벌 1위를 지켰지만, 매출은 월풀에 이어 2위였다.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등 북미지역 유통행사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월풀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LG전자의 매출을 1조원가량 앞선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월풀을 넘어선 LG전자는 올들어 격차를 더 벌리고 앞서나가고 있다.

97형 LG 올레드 에보(97G2). [사진=LG전자 제공] ⓜ
97형 LG 올레드 에보(97G2). [사진=LG전자 제공] ⓜ

LG전자의 실적을 이끈 건 단연 TV와 오브제 등 공간인테리어 가전으로 꼽힌다.

올레드TV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LG전자는 고화질·초대형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양분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올레드TV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따른 실적도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또한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코로나19로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서 더 좋은 가전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지난해부터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으로 불리는 LG 오브제컬렉션이 핵심 제품군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의류관리기(스타일러), 건조기,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가전은 LG라는 말처럼 품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2010년대부터 스마트 기술을 적용해 언제든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새것처럼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 1월엔 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 가전' 제품군을 출시했다.

LG 오브제컬렉션 상냉장 하냉동 제품들. [사진=LG전자] ⓜ
LG 오브제컬렉션 상냉장 하냉동 제품들. [사진=LG전자] ⓜ

지역 맞춤형 제품 개발 및 시장 차별화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LG전자는 북미, 유럽, 인도 등 전략 지역에 연구개발(R&D) 조직을 구축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에서 향신료 저장 냉장고를 판매하며 존재감을 키운 게 대표적인 예다.

LG전자는 향후 프리미엄 빌트인 사업 확대에 공들일 계획이다. 세계 시장에 쌓아놓은 브랜드를 활용해 프리미엄 제품을 빌트인이란 명목의 패키지 형태로 팔면 승산이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생활가전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홈 플랫폼에서 향후 주도권이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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