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시작으로 범LG가 적극 나서…삼성‧LG 계열사 별로 진행하기도 

국내 대기업 지주사들이 미래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CVC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국내 대기업 지주사들이 미래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CVC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지주사들 미래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경제계에 따르면 GS(GS벤처스)와 현대코퍼레이션(프롤로그벤처스)은 CVC 설립을 완료하고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GS는 2월 금융위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르면 상반기 승인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승인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6개월가량 걸리지만 금융위가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1호 투자가 이뤄질 시점은 올 하반기께로 예상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에 '신기술사업회사 및 벤처캐피털 등에 대한 투자 및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대표로 신관호 NH벤처투자 이사도 영입하고 관련 경험이 있는 직원들도 새로 뽑았다.

프롤로그벤처스의 지분율은 자금력 등을 고려해 현대코퍼레이션과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82%, 18%씩 나눠 가졌다. 1호 투자로 GS는 바이오·기후변화 대응 분야를, 현대코퍼레이션은 폐자원 활용 분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VC는 일반 지분 투자로 재무적 이익을 얻기 위한 것 보다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신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전문 인력을 선점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간 국내 지주회사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밑에 둘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회사 설립이 가능해졌다.

특히 범 LG가로 불리는 그룹들 움직임이 눈에 띈다. 이들은 지주사의 CVC 설립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미 미국에서 2018년 미국에서 CVC(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하고 현지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LG그룹도 국내 CVC 설립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을 중심으로 CVC 설립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그룹에서 독립한 LS그룹과 LX그룹도 CVC 설립에 나설 예정이다. LS그룹 지주사인 ㈜LS는 CVC 설립 관련 검토에 돌입했으며 향후 금융전문가 등 인력을 영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LX그룹 지주사 LX홀딩스는 정관변경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효성도 지주사 아래 CVC를 설립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효성은 올 하반기까지 CVC를 세우는 것이 목표다. 대표이사를 맡을 인력을 외부에서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사뿐만 아니라 일반 계열사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혁신 조직 'LG 노바(LG NOVA·북미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신사업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조직은 스타트업·기술벤처들과 협력해 LG전자의 신사업 모델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LG 노바는 올해 초 벤처캐피털(VC) 중심의 '노바 캐피털 얼라이언스(NOVA Capital Alliance)'를 발족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과 우선 지난해 공모전을 통해 뽑은 스타트업 50곳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LG 노바는 이들 기업에 최대 2000만 달러(약 23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벤처투자(SVIC)' '삼성 넥스트' '삼성카탈리스트펀드' 등 3개 CVC를 중심으로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1000억원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해당 기간 투자금은 1029억원으로 전년 334억원 대비 3배 가까운 규모로 커졌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485억원을 출자해 삼성벤처투자의 '신기술투자조합'을 새로 조성하기도 했다. 이는 벤처기업 등 신기술 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삼성 계열사의 신사업 시너지를 위한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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