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상 '흔들'…신사업 부재 지적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CG=연합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C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면서 최악의 위기 상황에선 벗어났지만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업체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을 뿐만아니라 신사업 진출에도 난항을 겪으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전 거래일보다 0.15%(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 7만8300원보다 14.8% 하락했다.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도 장 초반 6만61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경신했다. 

기업의 바로미터인 주가가 최근 들어 계속 하락 하면서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에 대한 의구심도 확대 되고 있다. 

우선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투자 걔획을 발표하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기술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모바일 AP에서 자사의 수율 문제가 불거진데 이어 야심차게 선언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좀처럼 눈에띄는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 달러(약 113조원)를 투자해 설비를 늘리겠다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미국 인텔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며 유럽에 10년간 11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TSMC를 쫓기는 바쁜데 인텔이라는 새로운 경쟁자 까지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글로벌 1위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8.3%로 TSMC(52.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도체와 바이오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가 부재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대차(전기차·로보틱스)와 SK그룹(수소·친환경), LG그룹(전자 장비) 등 다른 대기업이 미래 전략 사업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은 이렇다 할 신사업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3년 안에 의미 있는 M&A 성과를 내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소식은 전무한 상태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만 100조원에 달하며, M&A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만 200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 전장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후 대규모 M&A가 전무한 상태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가석방 이후 잇달아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 반도체 신규 투자에 대한 결정 외에 이렇다 할 경영성과가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오히려 올해 초에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22의 품질 논란과 더불어 자체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AP의 수율 문제가 불거지는 등 주력 제품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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