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연내 중고차 사업 시작…롯데도 진출 선언

대기업 참여 기회가 열린 중고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 중고자동차. [PG=연합뉴스] ⓜ
대기업 참여 기회가 열린 중고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 중고자동차.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판매업 진출을 허용하면서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속속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7일 중고차 판매업에 대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가능해졌다. 이로써 3년 넘게 이어져온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한 논란이 마침표를 찍었다.

완성차 업체 가운데 가장 서두르고 있는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중고차 사업 방향을 밝히는 등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지난 1월에는 경기 용인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 신청을 마쳤다. 기아도 전북 정읍시에 중고차 사업 등록을 신청한 상태다.

현대차는 5년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 중 200여개 항목의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을 선별한 후 신차 수준의 상품화 과정을 거쳐 인증중고차로 판매할 계획이다. 

특히 정밀한 성능·상태 검사를 기반으로 차량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판매가격을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의 비대칭 해결을 위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한 후 종합해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 연구소)'도 구축한다. 

중고차 판매는 모바일 앱 기반의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대차는 중고차매매업계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기존 상생협의 과정에서 마련한 상생안을 준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시장점유율 2.5%를 시작으로 2023년 3.6%, 2024년 5.1%까지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기로 했다.

쌍용차도 빠른 시일내에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 변수다. 한국GM, 르노코리아도 중고차 진출 허용을 반기며,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완성차 이외에 대기업들도 중고차 시장 진출에 잇따라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은 올해 하반기 중고차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롯데렌탈은 중고차 경매장 롯데오토옥션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B2C 시장 진출로 온라인 중고차 사업을 본격 확대키로 했다. SK도 SK렌터카 등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 중고차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으로 질 낮은 물건이 많이 유통되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이었다. 중고차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비대칭, 허위·미끼 매물 문제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였고, 또 외산 수입차 브랜드가 오래전부터 '인증 중고차'를 판매한 만큼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혼탁하고 낙후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 대기업 진입이 시작되면 소비자들만 피해보던 관행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7일 중고차 사업 방향성을 공개하며 고품질의 인증 중고차와 해외 선진시장을 벤치마킹해 기존 시장에 없었던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중고차 가격이 높아지고, 신차 가격도 상승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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