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계 무기 수출 시장 열릴 듯
정유업계 정제마진 개선으로 실적 확대…장기화 시에는 부정적

러시아군 보병부대의 BMP-3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 훈련장에 배치돼 있다. [로스토프 로이터=연합뉴스] ⓜ
러시아군 보병부대의 BMP-3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남부 로스토프 훈련장에 배치돼 있다. [로스토프 로이터=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내 산업 전반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위기 상황에서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방산‧정유 업계는 남몰래 미소를 짓고 있다.

방산 업계는 이번 사태로 가장 큰 수혜를 볼 업종으로 꼽힌다. 각국이 방위력 증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방산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서진을 막기 위한 유럽 국가의 재무장 강화와 군비 확충 움직임과 맞물려 시장에선 조심스럽게 세계적인 방산 호황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 여파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는 국내 방산업체와 인연이 깊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에도 이들 국가가 국내 방산업체로부터 무기체계를 대거 수입한 적이 있다. 폴란드를 비롯 에스토니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이 K-9을 구입했다.

K-9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가 생산한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노르웨이의 주력 전차사업 경쟁 기종으로 참여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도 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상 무기뿐 아니라 미사일, 전투기 등 다른 무기체계로까지 수출 길이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는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35억달러(약 4조2000억원) 규모의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수출에 성공했다. KAI는 지난해 말엔 슬로바키아 국영 방산업체와 경공격기 FA-50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정유업계도 고유가와 정제마진 개선이 겹쳐 큰 폭의 실적 상승이 예상된다.

우선 국제유가가 오르면 정유사가 저유가일 때 사들였던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커진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어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하락에 이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유 업계가 수혜를 볼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의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정제마진 기준 손익분기점은 보통 4달러 정도로 알려졌는데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 2월부터 배럴당 7∼10달러 선을 오가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영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정유 부문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보다 78% 상승한 89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순수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36% 상승한 85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석유제품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정제마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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